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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긴밀 협의' 해왔다는 靑…'3자 종전선언' 힘받을까

등록 2019.06.17 23: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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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비핵화 재개 노력 분주…'한반도 중재자' 재주목

북중→한미→판문점 남북미 회담 시나리오 전개 가능성

文 "김정은 친서에 흥미로운 대목"…3자 종전선언 의미했나

전문가 "김정은, 방북 시진핑에 종전선언 양해 구할 수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청와대가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을 두고 중국 정부와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고 밝힌 대목은 기존 남북·북미간 물밑 접촉 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활용해 대화의 빗장을 걸어 잠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움직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시도해 왔다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인 습근평(習近平·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CC) 방송 역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롄부)와 외교부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 주석이 오는 20~21일 김 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지난주부터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파악하고 예의주시해 왔다"며 "그동안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시 주석의 방북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넘어서 비핵화의 조기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의 친서의 존재와 그 내용까지 미국으로부터 전달 받아왔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는 점까지 종합 고려하면 남북미중 사이에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6월 20~21일 이뤄지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 사이의 북중 정상회담, 이어지는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굵직한 정상외교가 펼쳐지는 셈이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감안하면 러시아와 일본 등 과거 북핵 6자회담국 사이에 비핵화 정상외교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느냐 여부다.

3자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추진했었지만 중국의 관여로 무산된 바 있다.

북한이 올해 말까지 미국의 셈법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북미 대화가 장기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 모두에 종전선언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보상이 아닌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3자 종전선언이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북한에 제시할 상응조치가 마땅치 않은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제재해제를 피하면서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3자 종전선언이라는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인 중국을 제외한 3자 종전선언은 안 된다며 주체를 남북미중 4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중국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3자 종전선언에 대한 양해를 직접 구한다면 완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거론하며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밝힌 것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최근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봤을 때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 중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한 부분이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 대한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양해를 구하고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의 돌파구를 만드는 것이 현재로선 일말의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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