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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최저임금 vs 중기업계]"더 오른다면 우린 끝"...배수진

등록 2019.06.20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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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29% 인상에 '동결' 불가피

중기 단체들 공동성명으로 중론 모아... 소상공인들 "영세상인 차등 적용 촉구"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알바노조와 라이더유니온,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으로 구성된 1:10운동본부 회원들이 최고임금위원회 만들자 청와대 국민청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6.1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알바노조와 라이더유니온,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으로 구성된 1:10운동본부 회원들이 최고임금위원회 만들자 청와대 국민청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회사를 못 접고 있는 이유요? 빚을 갚지 못해서 입니다. 저희같은 3D 업종은 외국인 아니면 나이드신 분들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데, 생산력이 안나오니 같은 돈을 준다면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밖에 없어요. 3년간 일해주신 60대 직원에게 털어놨더니 지난달 자진해서 사표를 내고 나가셨습니다."

업력 5년 경기 화성에 위치한 재활용선별업체 A사의 직원은 27명. 외국인직원은 2년전보다 2명 늘어난 11명이다. 지난달 60대 내국인 직원을 내보내며 정산한 4년 반의 퇴직금은 580만원. 회사 관계자는 "2014년부터 3년치를 정산한 금액이 290만원, 임금이 급격히 오른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정산액과 똑같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인건비가 오르며 제반비용은 모두 늘었지만, 수주는 '저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돈이 있어야 임금도 주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며 "내년에 더 오른다면 우린 끝"이라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최후 보루로 '임금 동결론'을 꺼내들었다. 2년간 29%의 인상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목전에 두고 이들이 꺼내든 '동결론'은 협상 카드가 아닌 배수진에 가깝다.

지난 17일과 18일,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은 연이어 최저임금 관련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각론에는 차이를 두지만 '더 이상의 임금 인상은 불가'라는 점에 공감대를 이루는 모양새다.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15개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중단협)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고려했을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는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수반되는 비용이 '임금'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4대 보험료같은 법정비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올해 월 42만원(임금의 24%)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직원 수를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금 인상이 결국 기업가 정신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제조업이 몰려있는 산업단지공단에서는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성남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이 곳 성남만해도 수도권인데 빈 곳이 많다. 기업들이 임금이 올라 못 견디겠다며 공장을 팔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가업상속을 한다해도 요건이 까다로워 결국 남은 여생 모아놓은 돈을 쓰고 가겠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 사업으로 성공해서 돈 벌어보겠다는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내년에 또 임금이 오른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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