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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재명 "배우, 유명하고픈 본능적 욕구만으로는 안된다"

등록 2019.06.2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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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스트' 열연

유재명

유재명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스트레스 중에서도 괜찮은 스트레스가 있다. 기분좋은 떨림 같은 것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익숙해지는 순간 예민한 연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문을 외운다. 주연을 맡은 것이 부담이 안 된다면 솔직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비스트'로 첫 상업영화 주연을 꿰찬 유재명(46)은 이렇게 말했다.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한수와 민태의 추격전, 살인마의 정체가 이야기의 큰축이다. 영화 '베스트셀러'(2010) '방황하는 칼날'(2014)을 연출한 이정호(42) 감독의 신작이다.

이성민(51)과 함께 극 전반을 이끈다. 주연을 맡은 기쁨보다 책임감이 무겁다. "사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잘 떼는 편이다. 멘털이 강해서다. 하하. 그러나 이번 작품은 다르다. 아직까지도 영화에 대한 느낌이 많이 남아있다. 부담감과 창작자로서 갖고 있는 고통을 안고 있었다. 혼자 빠져있으면 힘들었을텐데,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위로가 됐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생각이 많이 정리됐다.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노력했던 흔적인 것 같다. 색채와 음악적인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고, 과감히 생략한 부분도 있다. 관객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 같다."
[인터뷰]유재명 "배우, 유명하고픈 본능적 욕구만으로는 안된다"

"부담이 되지만, 조금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 최선을 다했는지 누군가 물어오면 '열심히 했다'고 답할 수 있다. 영화 자체도 잘 나온 것 같다. 나의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이제는 관객 몫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많은 관객들이 우리의 열정과 노력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청했다.

이성민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선배고, 아주 오래 전부터 팬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영화는 대중예술이고, 상업예술이다. 정말로 좋은 배우들이 많다. 선배 역시 멋진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다. 나보다 큰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현장에서 너무 편했다"며 고마워했다.
[인터뷰]유재명 "배우, 유명하고픈 본능적 욕구만으로는 안된다"

유재명의 배역은 원칙이 최우선인 강력반 2인자 '민태'다.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민태는 한수를 싫어한다. 어느 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민태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역추적했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외형적 이미지나 눈빛은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민태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것을 어느정도로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그게 힘들었던 것 같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많이들 민태를 궁금해했다. 한수 못지 않게 동기가 분명한 사람이다. 승진에 대한 경쟁심리 등을 드러내는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내가 더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행위를 잘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2011년 영화 '흑수선'(감독 배창호)으로 데뷔했다. 영화 '눈부신 날에'(2007) '무방비도시'(2008) '히트'(2011) '미쓰GO'(2012) '제보자'(2014) '대호'(2015) '내부자들'(2015) '명당'(2018), 드라마 '개과천선'(2014) '미세스 캅'(2015)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 '자백'(2019) 등에 출연했다.

"일단 작품이 온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었다. 최대한 시나리오를 잘 읽고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을 돌이켜보면 계획없이 했던 것 같다. 매력을 느끼면 바로 출연결정을 했다. 작품을 만나는 순간 나는 그 사람으로 살아야 하고, 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동료들과 소통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것들의 반복이다. 그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연예인이 유명해지지 않고 싶다면 솔직하지 못한것 같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굉장히 본능적인 욕구인 것 같다.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그것만으로 배우가 되는 게 아니다. 작품 자체에 집중해야 좋은 작업자가 된다. '작품주의자'가 되고 싶다. 이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들었다. (웃음) 진짜 큰 욕심인데, 작품 선택에 있어서만큼은 자유롭고 싶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다. 내 삶이니까 자유롭게 선택하고 싶다."
[인터뷰]유재명 "배우, 유명하고픈 본능적 욕구만으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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