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북미 친서외교 속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기대감 상승

등록 2019.06.24 15:31: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 펼치면서 기대감 올라가

비건 대표 방한으로 北대표단 실무접촉 관측도

"북미대화 복원 증거 아직 없어" 신중론도 제기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2019.06.2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2019.06.23.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북미 정상이 친서를 주고 받은 가운데 이번 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에 놓인 비핵화 협상이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9일부터 이틀간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일정에 맞춰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방문 기간이 제법 길어 판문점 등에서 북측 실무 대표단과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같은 관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무게가 좀 더 실리는 분위기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면서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하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재생에너지 관련 연설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06.12.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재생에너지 관련 연설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06.12.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서한 발송시점과 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면서 "두 정상 간에 서한은 계속 오가고 있다"고 확인했다.

여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대한 대화를 시작할 좋은 토대를 제공하길 기대한다"며 "만약 북한이 대화에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문자 그대로 당장 그 순간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전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 국면에 놓였던 비핵화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 비건 대표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미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무협상 등 북미간 대화 재개와 관련한 희망섞인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다만 이를 북미 대화 재개 신호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에 대해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거나,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이다.

오히려 친서를 공개함으로써 미국이 계산법을 바꿔 비핵화 협상에 나오라는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미워킹그룹 참석 차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19.05.11. mangust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미워킹그룹 참석 차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19.05.11. [email protected]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두 나라가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비건 특별대표나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를 통한 실무회담을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며 "실무회담에서 노력하더라도 윗선에서 판을 뒤집으면 안 되는 것을 경험했다. 다시 실무회담을 하려면 뭔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친서가 왔다갔다 한 것이 지난 번 (하노이 회담에서) 엎은 판을 복원시킨 근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대화 국면 복원이라고 말할 가시적이고 뚜렷한 것이 나타나지 않는 한 북한을 다시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특별히 움직임에 대해 언급할 내용은 없다면서, "정부는 기존 입장대로 남북 및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