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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硏 "하반기 수출 7.4% 감소 전망…IT·가전 '암울'"

등록 2019.06.24 15: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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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발표

IT산업 15.7% 후퇴…반도체·디스플레이 단가하락 지속

"화웨이사태로 수출전망 불투명…미·중갈등 변수 계속"

가전 -10.9%·석유화학 -5.8%…車수출도 0.9%로 둔화전망

산업硏 "하반기 수출 7.4% 감소 전망…IT·가전 '암울'"

【세종=뉴시스】장서우 김진욱 기자 =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우리 수출이 반년 넘게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란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24일 정보통신기술(IT) 산업과 소재 산업에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슈퍼 호황'을 일으키며 우리 수출의 성장을 견인했던 IT 산업군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15.7% 주저앉을 것이란 예측이다.

산업연은 이날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세계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반도체 가격 및 수출단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경쟁이 심화돼 감소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산업연은 "소비, 투자 등 국내 주요 경제 지표의 부진, 산업 구조조정,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생산 기반 약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시장 정책 변화 등으로 하반기 대부분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은 수요가 위축되면서 회복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에 따라 수출 실적이 1년 전보다 21.3% 후퇴할 것이란 예측이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중국의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단가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출 부진이 지속돼 7.4% 위축될 것으로 산업연은 예측했다.

산업연은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2%, 삼성전자 매출의 3%를 차지하는 대형 수요기업으로, 화웨이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미국 제재로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디램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우리 기업 제품에 대한 대체효과도 일부 기대되지만, 화웨이의 생산 축소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은 최근 정부 방침에 따라 중국의 통신장비제조사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해당 기업 계열사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거래제한 기업 명단(Entity List)에 올린 후 동맹국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김양팽 산업연 산업경쟁력연구본부 연구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연초엔 올해 반도체 수출이 작년 대비 7~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화웨이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며 "계절적으로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미·중 갈등이라는 변수가 있어 상승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가전 역시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확산, 제품의 프리미엄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한 데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인한 세탁기 수출 감소 및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실적이 10.9%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세계 5세대(5G) 시장 확대, 신규 5G폰 출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단가 안정화 등에 힘입어 부진 폭은 상반기보다 완화된 -7.0%로 내다봤다.

이차전지 수출은 유일하게 전망이 밝다. 중형 이차전지에 대한 세계 수요가 확대되면서 상반기의 상승세를 유지해 전년 대비 11.8%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산업硏 "하반기 수출 7.4% 감소 전망…IT·가전 '암울'"

IT 산업군과 함께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소재 산업군 역시 전망이 어둡다.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해 수출단가 상승이 제한적인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하반기에 4.6% 감소할 것으로 산업연은 예측했다.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로 중국 수입수요가 감소함과 동시에 중국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돼 1년 전보다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은 동남아시아에서의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서 수출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국제 철강 가격이 하락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 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는 세계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쟁국의 대규모 정제설비 가동으로 공급이 확대돼 경쟁이 심화되고 수출단가 상승이 어려워 1년 전 대비 4.4%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섬유 역시 글로벌 수요 부진과 수출단가 인상으로 3.1% 감소할 것으로 산업연은 전망했다.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하반기 기계 산업군 수출도 1.2%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자동차 수출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친환경차 수출이 늘면서 단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 감소와 외자계 업체의 수출용 위탁생산물량 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증가세로 0.9%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 기계 수출도 증가세가 1.7%에 머무를 것으로 산업연은 전망했다.

다만 조선 수출은 지난 2017~2018년 수주한 다수의 가스 운반선과 스위스 컨테이너 선사 MSC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은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짜여야 한다고 짚었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유망 신산업 부문으로 충분한 투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차종의 고급화·첨단화(자동차), 자율운항선박·전기(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조선), 첨단제조로봇(일반기계) 등 기계 산업의 첨단화와 헬스케어·항공우주·친환경 신소재(석유화학, 섬유) 등 소재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산업연은 주장했다. 또 주력 수출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지원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납품선을 다변화하고 신(新)남방·신북방 정책 등을 통한 신시장 개척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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