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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울산의 트램건설, 탄력받을까?

등록 2019.06.2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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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사업비 1조 3316억원 규모의 4개 노선 트램 건설계획

트램선로 건설 시 주요 간선도로 차로 잠식으로 교통혼란 등 반발예상

주력산업 악화, 인구유출 겪는 울산, 재정확보 최대 관건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은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도시철도(트램)망 구축계획(안) 용역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06.18.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은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도시철도(트램)망 구축계획(안) 용역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06.18.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최근 울산시는 오는 2027년까지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Tramr·노면전차)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개 노선에 총 연장 48.25km, 총 사업비 1조3316억원이 투입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도시철도망 중장기 건설계획이다.

지역의 열악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교통혼잡과 예산확보 등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울산시의 계획대로 트램을 도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승인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은데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경제성 논란, 교통 혼잡 우려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지역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 트램, 울산을 달리다
 
울산시는 총 4개 중 노선 1·2를 먼저 추진할 방침이다. 이르면 2024년 착공, 2027년 개통이 목표다.
 
노선 1은 남구 태화강역에서 신복로터리까지 11.63㎞ 구간으로 상업, 교육, 주거 시설이 밀집한 도시 중심지를 통과해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노선 2는 동해남부선인 북구 송정역(가칭)에서 남구 야음사거리까지 13.69㎞ 구간을 잇는다. 울산공항과 개관 예정인 시립미술관, 울산문화예술회관 등 북구와 중·남구의 주요 시설이 포함된다.
 
노선 3은 북구 효문동행정복지센터에서 동구 대왕암공원까지 16.99㎞에 설치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를 경유하고 노선 2와 연결된다.
 
노선 4는 남구 신복로터리에서 중구 복산성당 앞 교차로까지 5.94㎞를 잇는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도로 교통의 획기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며 "시민 염원인 도시 철도 시대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울산시는 미래 도시발전을 견인하고, 사람과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로 혁신하기 위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용역을 진행해 노면전차(트램) 도입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2019.06.17. (사진= 울산시 제공)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울산시는 미래 도시발전을 견인하고, 사람과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로 혁신하기 위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용역을 진행해 노면전차(트램) 도입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2019.06.17. (사진= 울산시 제공)[email protected]



◇풀어야 할 과제 '교통혼란'
 
울산시는 국토교통부와 사전협의를 완료하고, 오는 9월까지 전문자 자문과 시민공청회, 시의회 의견청취 등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10월 중으로 국토교통부에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승인을 요청한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트램을 설치하게 되면 최소 2개 차선이 필요한데, 주요 간선도로에 트램을 설치하게 되면 교통혼잡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노선 1을 세부적으로 보면 태화강역에서 출발해 농수산물시장 사거리, 롯데·현대백화점, 공업탑, 옛 울주군청 사거리, 문수구장, 울산대 등을 지나 신복로타리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에 트램이 설치되면 삼산로는 왕복 8차로에서 왕복 6차로, 문수로는 왕복 6-7차로에서 왕복 4-5차로, 대학로는 왕복 7차로에서 왕복 5차로가 된다.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 박영웅 대표는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주요 간선도로에 2개 차선이 잠식해 버리면 교통대란은 불가피하다"며 "기존의 버스노선과도 거의 일치해 효율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울산보다 한발 앞서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대전에서도 제기됐다.
 
도시철도 2호선 역할인 대전 트램은 총 36.6km에 35개 정류장을 설치를 계획해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됐지만 교통혼잡 등 부정적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전시는 기존 도로 대신 버스전용차로와 제방도로에 선로를 설치하고, 지하화를 추진해 전체 차로 중 24%인 8.8km만 차로를 없애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은 트램 노선 중 64%인 23.4km에 버스전용차로가 개설돼 있고, 3.4km의 재방도로를 활용해 기존 차로를 잠식하지 않고 선로 설치가 가능하다"며 "모든 간선도로에 차로를 없애고 트램 선로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트램.2019.06.13(제공=철도연)

【서울=뉴시스】트램.2019.06.13(제공=철도연)

◇'국내 1호 트램' 유치전 치열... 경제성 고려해야
 
전국의 지자체들은 수년 전부터 이미 트램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예산확보가 어렵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첫 삽을 뜬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실제 창원시는 지난 2011년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고도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트램 도입을 포기한 바 있다.
 
대구시를 비롯해 경기 파주·광명·안성, 전북 전주도 재정악화를 이유로 트램 도입이 지지부진하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력사업 악화와 이에 따른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도 트램 설치를 위한 재정 확보문제가 사업 추진에 있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송철호 시장은 "트램 도입으로 인한 재정과 장기적인 자원의 경제성, 관리비용 등의 적자가 우려되지만, 적자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라며 "쇠퇴지역 등에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모이도록 해 도시재생 모티브가 되거나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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