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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부실 수사' 제주 동부경찰서 게시판에 비난글 쇄도

등록 2019.06.26 15: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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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서장 '조리돌림' 발언 알려진 뒤 비판성 게시글 증가

동부서 "게시판 성격상 어떤 글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어"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26일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여)의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제주경찰 수사팀을 향한 비판의 글이 동부경찰서 홈페이지 내부 게시판에 쇄도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경찰의 미흡했던 초동 수사과정에서의 허점이 드러나고, 최근 고유정이 범행 장소 인근에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영상까지 뒤늦게 공개되자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게시글이 한 주에 3~4건에 불과하던 동부서 홈페이지 '칭찬한마디' 게시판에는 지난 25일부터 비판성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은 대부분 수사 지휘관인 박기남 동부경찰서장을 향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작성자는 '고유정 관련 폴리스 라인을 치지 않아서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은 점 칭찬합니다', '현장검증을 하지 않아 고유정이 야만적인 조리돌림을 하지 않도록 한 점 정말 칭찬합니다'라고 경찰의 고유정 수사를 돌려서 비판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왼쪽부터)을 가렸으나 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며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였으나 12일 제주지검으로 송치되면서 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고 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12.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왼쪽부터)을 가렸으나 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며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였으나 12일 제주지검으로 송치되면서 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고 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12.  [email protected]

이 작성자는 '현장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사권 검경조정에 있어 검찰에 유리하게 한 점 마땅히 칭찬합니다', '제주도는 사고 나도 어떻게 될지 몰라 다른 육지 관광지로 관광객 몰리게 한 점 더더욱 칭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작성자는 '박기남경찰서장님 박애주의 칭찬합니다' 제목의 글을 통해 "피의자의 조리돌림까지 걱정하는 동부제주경찰서장님의 인도주의적 배려심에 감동 감동 또 감동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썼다.

이는 고유정 사건 초동 수사를 맡았던 제주동부서 소속 경찰관 5명의 공동명의로 올라온 경찰 내부 통신망 '폴넷'의 입장문에 담겨있는 '현대판 조리돌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입장문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있었고, 굳이 현장 검증을 하지 않더라도 범죄입증에 필요한 DNA, 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는 제주동부경찰서 박기남 서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제주=뉴시스】제주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 모습. (동부서 홈페이지 캡처)

【제주=뉴시스】제주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 모습. (동부서 홈페이지 캡처)

이 입장문이 외부에 알려진 뒤로 제주 동부서 경찰과 박기남 서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지만 경찰에 대한 응원도 있다. '제주경찰님, 저는 믿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비록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비판을 다 받고 계시지만, 저는 잘해주시리라 믿고 있다"면서 "피해자 사체를 부디 찾아서 고씨가 자기 죄에 맞는 벌을 받을 수 있게 힘써주십시오"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동부서 관계자는 "해당 게시판에 관련글이 올라와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면서 "게시판 성격상 자유롭게 의견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고유정은 현재 막바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내달 1일께 고씨를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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