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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엄태정 '프리즈 런던 스컬프쳐' 선정...韓작가 유일

등록 2019.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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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갤러리 '두 개의 날개와 낯선 자' 출품

7월3일 런던 리젠트 파크 잉글리쉬 정원서 개막

【서울=뉴시스】엄태정, A Stranger Holding Two Wings, 2018, Aluminum, Steel, 92 x 168 x 240(h)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서울=뉴시스】엄태정, A Stranger Holding Two Wings, 2018, Aluminum, Steel, 92 x 168 x 240(h)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는 오는 7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영국에서 열리는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 (Frieze London Sculpture) 2019에 조각가 엄태정(81·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의 '두 개의 날개와 낯선 자 A Stranger Holding Two Wings'(2018)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는 런던에서 열리는 가장 크고 저명한 외부 조각 프로젝트다. 2005년 시작해 매년 7월부터 10월 사이 런던 리젠트 파크의 잉글리쉬 정원에서 개최된다. 전세계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 해에 주목해야 할 조각 작품 약 20여점을 매년 선정해 공개하는 프로젝트로, 미술 관계자 뿐 아니라 리젠트 파크를 찾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영국의 유명 요크셔 조각공원 디렉터인 클레어 라일리(Clare Lilley)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들은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배리 플라나간(Barry Flanagan), 빅 뮤니즈(Vik Muiz), 톰 삭스(Tom Sachs) 등 총 23명이며, 엄태정 작가는 올해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서울=뉴시스】엄태정 Installation View at Arario Gallery Cheonan, 2019,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서울=뉴시스】엄태정 Installation View at Arario Gallery Cheonan, 2019,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작품은 물질 자체로 공간을 재해석하고 그 속에서 관람객과의 관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안소니 카로(Anthony Caro)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와 종종 비교 언급되어 왔고, 이러한 물성에 기반한 오랜 실험과 탐구들은 미술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왔다. 

이번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 2019’ 출품작 '두 개의 날개와 낯선 자'(2018)는 서 있는 두 장의 대칭된 알루미늄 패널을 검은 선형 철 파이프가 붙들고 있는 작품으로, 물질성에 천착한 작가의 오랜 실험과 탐구, 그리고 존재와 시간에 대한 작가의 개념적 사유가 명징하게 혼재하는 대표작이다.

작품의 주 매체인 알루미늄은 중성적인 재료이자 물질로서, 작가가 작업을 통해 다다르고자 하는 통합의 세계에 가장 맞닿아 있는 재료다. 작가는 정갈하게 연마된 알루미늄 패널의 은빛 면과 검은 색 선형 철 파이프의 대비, 즉 서로 다른
것들이 결합된 구조를 통해 소외된 낯선 자를 포용하고 그 과정에서 타자와 내가 공존하며 치유 받는 시공간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한다.

“철조(鐵造)는 불의 예술(藝術)이다. 이글거리는 불꽃 속에 금속성(金屬性)의 저항(抵抗)이 있고 불의 강(强)한 투지(鬪志)가 있다 볼품 없는 구리 판(板)이지만 여러 형태로 잘라 이것들을 불로 녹여 붙이면 새 처럼 날씬한 비행체가 나오고, 바위보다 단단한 응결체가 나온다. 또, 이것들을 이어 엮으면 용의 몸부림 같은 기력(氣力)의 파동(波動)이 일고 벽같이 굳은 저항력이 뻗어난다. 구리 판속에 감추어진 형태의 비밀을 끝까지 파헤치고 싶다. 그것은 자체의 형태를 가졌고, 언어와 표정을 가졌다. 지금 나에게 있어 조각은 형태의 본질을 추구하는 자의 생활 그 자체이다.”

【서울=뉴시스】 한국 추상1세대 작가 엄태정.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서울=뉴시스】 한국 추상1세대 작가 엄태정.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라리오갤러리와 전속 작가로 지난 1~5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과 천안에서 동시에 60년 작품부터 근작까지 망라하는 회고전을 열었다.

한국 추상 조각 1세대 작가로 꼽히는 엄태정은 1967년 국전 국무총리상을 시작으로 한국미술대상전 최우수상, 김세중 조각상 등을 수상하며 원로 조각가로 자리매김했다. 1938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세인트 마틴스에서 수학했다.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경기 화성에 엄미술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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