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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라이징Biz리더]박형일 엔씨엠 대표 "전기자전거 셰어링으로 '도심형 모빌리티' 혁신...쏘카·카카오와 경쟁"

등록 2019.07.04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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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메리'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

앱 통해 간편히 대여...크기 작은 자전거로 도심 이동 간편화

"메리 통해 고객도 수익 낼 수 있는 사업 계획...진정한 공유"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박형일 엔씨엠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두선 더 랜드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박형일 엔씨엠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두선 더 랜드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전동킥보드에 앞서 전기자전거를 서비스 제품으로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기자전거 셰어링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메리의 경쟁상대는 쏘카 일레클과 카카오 T바이크 등입니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싸워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고, 메리는 공유 모빌리티에 더해 이용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부가적인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기업과 경쟁하려는 메리의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자동차로 시작된 공유 서비스가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복잡한 도심 환경 속에서 간편한 이동수단을 원하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엠은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메리(MARY)'를 통해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르는 전기자전거 셰어링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엔씨엠은 '새로운 편리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전기 2인승 자동차 등의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모빌리티 셰어링 스타트업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엔씨엠 사무실에서 박형일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전기스쿠터를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전기스쿠터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대만 회사 '고고로(Gogoro)'의 사업 방향을 보며 메리 서비스 개발을 추진했다.

"대만 회사 고고로가 전기스쿠터를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해외로 진출하면서 시도한 것이 바로 공유 전기스쿠터 서비스입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이동수단은 충전 문제 등 여러가지 이슈가 있기 때문에 고고로 역시 셰어링 방향으로 나갔는데, 그 과정과 절차를 지켜보면서 한국에서도 똑같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2개에 그쳤던 셰어링 관련 업체들이 약 17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박 대표가 한국에서 전기 모빌리티 셰어링의 성공 가능성을 본 이유는 오토바이를 '위험한 교통수단'으로 보는 한국사람들의 인식 때문이다. 전기스쿠터의 '위험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직접 사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주말에 잠시 빌려 타기에는 전기스쿠터와 전기자전거가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이동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국내시장에서는 오토바이를 배달할 때 말고는 거의 사용을 안 하고 위험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꺼립니다. 그래서 한국 소비자들이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에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주말에 광화문이나 청계천 등으로 나들이를 갈 때 잠깐씩 빌리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거부감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전기스쿠터를 먼저 내놓으려고 했지만 헬멧 등 안전 부분에서 강화된 규제가 많아 전기자전거를 먼저 상용화 하기로 했습니다."

[2019 라이징Biz리더]박형일 엔씨엠 대표 "전기자전거 셰어링으로 '도심형 모빌리티' 혁신...쏘카·카카오와 경쟁"


메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전기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메리 바이크 쉐어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기 주변에 있는 전기자전거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전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약 30㎞의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전기로 자전거 페달에 힘을 실어주는 '페달 어시스트'를 사용할 경우 약 60㎞를 주행할 수 있다. 페달 어시스트는 탑승자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기를 이용해 동력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다. 자전거 배터리 완충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메리 자전거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경쟁사 자전거들과 달리 어시스트 강도를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탑승자가 운동 목적으로 자전거를 빌린 경우 전기 출력을 낮추면 일반 자전거와 비슷한 세기로 페달을 밟을 수 있다. 반대로 편하게 가고 싶은 경우 어시스트를 3단계로 설정하면 자전거는 페달이 거의 헛도는 수준으로 스스로 앞으로 나아간다.

배터리 관리는 주차돼 있는 전기자전거의 배터리 방전을 예방하기 위해 메리 관계자들이 수시로 자전거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전기자전거에 실린 배터리들은 모두 탈부착식으로 관계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터리가 50% 미만으로 남은 자전거의 위치를 확인하고, 인공지능으로 교체 우선순위를 계산한 뒤 관계자가 그 루트를 돌면서 직접 배터리를 교체하는 식이다.

자본이 많은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메리의 전략은 단순한 모빌리티 셰어링에 그치지 않는다. '진정한 공유'를 위해 특정 회원수가 넘어간 이후에는 사용자들이 메리 서비스를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쏘카 일레클이나 카카오 T바이크는 단순히 자전거를 빌려주는 만큼 렌터카 대여업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나 메리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 이동수단 셰어링 서비스를 넘어 해당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람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 집 근처에 있는 특정 물건을 제3자가 배달해주는 운송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면 고등학생도 메리 자전거로 배달을 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서비스를 위해 돈을 쓰지만 동시에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박형일 엔씨엠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두선 더 랜드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2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박형일 엔씨엠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두선 더 랜드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23. [email protected]


전기자전거 셰어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메리의 또 다른 전략은 '크기가 작은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여성 소비자층 공략이다.

"메리는 도심형 모빌리티에 적합한 자전거를 활용하며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다른 경쟁업체들은 대부분 라이딩 위주의 자전거인데 메리 자전거는 일단 크기가 작은 만큼 복잡한 시내에서도 편하게 몰 수 있습니다. 또 메리는 신규 브랜드인 만큼 주요 타깃층을 여성 소비자로 잡고 있습니다. 사전조사를 해보니 전기스쿠터와 달리 전기자전거에서는 여성들의 수요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이와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여성 탑승자들을 위해 '주변 맛집' 등을 소개해주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메리에 적용시킬 예정입니다."

메리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전기자전거 200대를 활용하는 1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광화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사람들이 편리하게 전기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고, 볼거리가 많아 한국 소비자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시작 이후에는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자전거 수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T바이크 같은 경우 서울·경기에서만 약 3만대의 전기자전거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메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국적으로 자전거 약 3만대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 지역은 서울에 이어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대전, 제주도 등으로 지역별로 최소 500~1000대의 자전거를 투입할 예정이다.

"메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메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돈을 써야 하지만 동시에 다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만큼 대기업이 가는 방향을 똑같이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는 메리를 카카오나 쏘카를 능가하는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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