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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대에 뒤떨어진 아마추어적인 영화 '난폭한 기록'

등록 2019.07.11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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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대에 뒤떨어진 아마추어적인 영화 '난폭한 기록'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류덕환(32)만 보인다.영화 '난폭한 기록'은 '짝패' 이후 13년 만에 무술감독 정두홍(53)이 배우로 나선 작품이다.

제작진은 대역 없이 악인들을 때려 눕히는 정두홍을 보고 관객이 쾌감을 느끼기를 바랐겠지만, 조악한 극의 얼개와 정두홍 감독의 부정확한 딕션, 그리고 어색한 연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면에 내세운 정두홍의 액션 연기마저 90년대 식 카메라 워킹과 열악한 장비 탓에 실감나기보다는 촌스럽게 보인다.

제작진은 한국판 '존 윅', '테이큰'을 꿈꿨겠지만, 90년대식 홍콩 누아르 혹은 과거 한국의 조폭영화가 생각난다. 크랭크 인부터 업까지 5년 걸렸다지만, 2014년에 봤더라도 분명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화면의 질감이라든가, 가끔 싱크가 맞지 않는 소리는 영화의 질을 더 떨어뜨린다.

정두홍은 적은 제작비로 찍은 영화인만큼 '귀엽게' 봐달라고 했지만, 최소 8000원을 내고 표를 사는 관객 입장에서 '귀엽게' 볼 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리뷰]시대에 뒤떨어진 아마추어적인 영화 '난폭한 기록'


영화의 시작인 내레이션부터 재연 드라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류덕환은 명연을 펼치며 극을 간신히 지탱한다. 극중 탈북자 출신 VJ로서 강인하면서도 겁없고, 그러면서도 능청스럽고 순수한 다면적인 인물을 완벽히 소화해 낸다. 영화의 곁가지에 불과한 로맨스마저 그럴싸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류덕환이 좋아하는 '설란'의 언니를 짝사랑하는 장애인 청년 '문귀수' 역의 권재환의 연기도 일품이다. 극중 유일하게 소름이 돋는 장면이 있다면 그가 설란의 언니에게 집착하는 부분이다.

류덕환이 사회적 편견에 대해 전하는 메시지도 좋다. 감독의 설정인지, 류덕환 자신의 설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극중에서 그가 계속 되풀이하는 "어디 출신인지 뭐 그리 중요한데?"라는 대사는 출신지에 따른 차별이 극심한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외국인이라고, 북한 출신이라고, 조선족 출신이라고, 심지어 경상도, 전라도 출신이라고 서로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차별을 가하는 한국인들에게 "나라는 사람 자체가 중요하지, 출신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일갈하는 듯하다.
[리뷰]시대에 뒤떨어진 아마추어적인 영화 '난폭한 기록'

칼이나 총 같은 전형적인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도구들을 액션신에 활용한 점은 참신했다. 정두홍은 똑딱이 볼펜부터, 통조림 뚜껑, 고무장갑, 밧줄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활용한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 타 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신선한 장면임에는 틀림없다. 

영화는 특종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집념의 프리랜서 VJ '국현'(류덕환)이 자극적인 취재거리를 찾던 중 머리에 칼날이 박힌 채 살아가는 전직 형사 '기만'(정두홍)의 이야기가 대박 아이템임을 직감하고 취재에 나서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정두홍, 류덕환과 함께 서은아(30), 정의갑(47) 등이 출연한다. 하원준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그의 첫번째 영화는 '들개들'(2013)이다. 11일 개봉, 90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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