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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8590원, 쉬어가는 선택 옳다"…환영 우세

등록 2019.07.12 13: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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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8590원…올해보다 2.87%↑

자영업자들 "동결도 좋아…최근 급격 상승"

"사측부담 완화", "사회 수용성 감안" 긍정

240원 인상에 "힘빠진다", "답답해" 불만도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2020년 최저임금이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이 결정된 최저임금안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1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2020년 최저임금이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이 결정된 최저임금안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사건팀 = 2020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결정된 가운데, 시민들은 대체로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위기감이 고조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속도조절이 옳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350원) 보다 2.87%(240원) 인상하는 8590원 안을 의결했다.

내년 인상률 2.87%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16.4%, 2019년 10.9%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박근혜 정권 평균인 7.4%보다도 크게 낮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75%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다.

그럼에도 시민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모습이다.

서울 시내 한 카페 매니저인 김모(26)씨는 "솔직히 동결했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비를 올려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생활이 나아진다는 알바생들도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알바 구하기만 더 어렵다고 하고, 현재 8350원이 짜다고 생각하는 알바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술집 운영하는 전모(32)씨도 "이번 인상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근 2~3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을 살릴려면 쉬어가는 선택이 옳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종환(33)씨는 "아는 동생이 가게를 하는데 최저임금이 너무 빨리 올라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고향 친구도 동네에서 커피숍을 하는데 가게세를 내면 알바를 쓸 수 없다고 했다"며 "이런 주변 반응들을 보면 속도조절을 한 것이 적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우리 경제 사정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가 2019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240원)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다.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가 2019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240원)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다[email protected]

직장인 김명우(30)씨는 "앞서 2년간 29%가 오른 상황에서 2.87%를 적용하면 사측 비용 부담이 완화돼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변수에 따른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전모씨도 "당초 마이너스 인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급격하게 9% 이상 올랐을 때 우리 시장과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를 모두 피한 결과"라며 "최근 경기 상황과 작년 인상폭, 노사 양측 의견을 적절하게 조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속도조절에 찬성하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경제가 심각하게 가라앉고 있다는 증거로,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2년 동안 최저임금이 너무 오른 것은 사실"이라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률을 바로 적용받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중심으로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 조모(22)씨는 "방학 때마다 단기 알바를 해서 학기 중 용돈을 여유있게 쓰는 편인데, 지금도 최저시급으로 수당을 계산하면 한숨나올 때가 많다"며 "8000원이면 밥 한번 먹으면 사라지는 돈인데 고작 몇백원 올라 내년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니 힘이 빠진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31)씨도 "근로시간이 줄어 들어오는 돈도 줄었다"며 "그런데 오르는 임금도 쥐꼬리가 된 셈이다. '워라밸'도 돈이 있어야하는 것인데 답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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