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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략물자 밀수출' 주장에…韓 "국제기구 조사 함께 받자"(종합)

등록 2019.07.12 15: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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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잘못 발견되면 즉각 시정조치 취할 것"

"문제 없으면 일본은 수출규제 철회하고 사과해야"

"日 위반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실시해야"

"명확한 근거 없는 日 무책임한 발언 매우 유감"

"韓, 대북 제재 투명하게 이행…국제사회도 높이 평가"

"韓, 전략물자 불법 반출 철저 통제…적발 사례도 공개"

"日, 우리같은 투명한 제도 운영 중인지 자문해보길"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7.12.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7.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김태규 기자 = 우리나라가 대량 살상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를 밀반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일본 측이 제기하자, 정부가 국제기구의 공정한 조사를 함께 받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 정부는 상호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하고 일본 정부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유엔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수출통제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조사 결과 우리 정부 잘못이 발견된다면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조치를 즉각 취하겠다"며 "그러나 우리 정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사과는 물론,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 조치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일본의 위반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함께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해 유엔 회원국으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준수해왔으며, 제재 결의를 모범적으로, 또 매우 투명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한미일은 긴밀한 공조 하에 해상 불법환적 활동도 철저하게 단속해왔다"며 "실제로 지난 2년 간 우리는 3국 중에서 유일하게 불법환적이 의심되는 선박 총 6척을 최대 1년 반 이상 억류해왔으며, 이와 관련한 모든 조치를 유엔 제재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4대 국제 수출 통제 체제 등 관련 협약과 지침에 모두 가입한 회원국으로, 이중용도 및 전략물자 제3국 불법 반출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며 "일부 민간 기업이 이런 정부의 통제를 조금이나마 위반했을 경우 이를 적발해 필요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함은 물론 이를 동결해 재발 방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간 150여 건을 적발해 대외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가 수출 통제 규범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행하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차장은 "4대 수출통제 체제 하에서 대부분 가입국은 우리와 유사하게 자국의 전략물자 밀반출 적발사례를 대외공개하고 있다"며 "일본도 그런 조치를 통해 수출통제 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 고위 인사들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우리 정부의 수출관리 위반과 제재 불이행을 시사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규범 불이행 및 부적절 행위 등에 대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회견에서 지난달 말 한센병 환자 격리정책으로 피해를 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한 것과 관련 “이례적이지만, 항소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구마모토 지방법원은 과거 한센병 환자 가족 561명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 3억7675만 엔(약 40억9000만 원)을 원고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2019.07.09.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아베 총리는 회견에서 지난달 말 한센병 환자 격리정책으로 피해를 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한 것과 관련 “이례적이지만, 항소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지난달 28일 구마모토 지방법원은 과거 한센병 환자 가족 561명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 3억7675만 엔(약 40억9000만 원)을 원고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2019.07.09.



정부가 일본에 객관적인 조사를 받자고 제안한 것은 최근 일본 정치권과 언론들이 근거 없이 우리나라의 전략물자 관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후지TV는 지난 10일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 물자가 밀수출된 건이 지난 4년간 156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11일 한국이 대량살상무기 제조로 전용 가능한 전략 물자를 시리아, 이란 등 북한에 우호적인 나라에 수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대북 제재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무역 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은 8일 "대량 파괴에 전용이 가능한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위법으로 유출되는 게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일본 측에서 제시한 자료들은 '수출 건수'가 아니라 '적발 건수'라고 반박했다. 적발 건수를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우리가 일본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전략물자 관리를 하고 있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략물자 수출 통제 선진국인 미국과 마찬가지로 무허가 수출 적발 실적과 주요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총 적발 건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일부 사례만을 선별해 공개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에서 우리의 수출 통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했지만 일본은 밝히지 않고 계속 주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기에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패널이나 적절한 기관에 한일 양국의 위반 사례를 놓고 공정한 조사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답변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 국제기구에 조사를 의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러가지의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혔고, 그것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기다리겠다. 일본 정부의 입장이 나오는 대로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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