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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페북 '리브라' 발행 계획…세계 정부 예의주시

등록 2019.07.14 0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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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백서 공개…2020년 리브라 발행 계획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송금 및 결제에 특화

페이스북 사용자 24억명…은행예금 1/10만 이전해도 2조달러

뱅크런, 자금세탁, 통화정책 효과 제한, 은행 재무상태 위축 우려

미국 등 외국감독기관, 리브라 규제 움직임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지난해 3월 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2019.06.19.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지난해 3월 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2019.06.19.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페이스북이 2020년 가상통화 '리브라' 발행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전통적인 금융시스템과 은행산업에 미칠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리브라가 상용화되면 금융시스템과 은행산업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페이스북은 2020년 리브라(Libra) 가상통화를 발행해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리브라 백서(white paper)를 공개했으며, 상세 내용은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구체화할 예정이다.

리브라는 비트코인을 대체하는 글로벌 디지털화폐를 지향하며, 장기적으로 국가통제를 받지 않는 디지털화폐 발행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을 검토한 배경은 전통적 금융시스템에 접근이 곤란하거나, 제한된 금융소외계층에게 금융서비스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베네수엘라 등 초인플레이션 국가의 대안 화폐 역할 수행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24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다. 계열사인 왓츠앱은 15억명, 인스타그램은 10억명이 이용 중이다.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24억명의 은행예금 중 10분의 1을 리브라로 이전해도 적립금이 2조 달러를 초과한다.

리브라는 해외송금 수수료 등 금융비용의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외송금 수수료는 5%대다. 특히 미국 3대 신용카드사는 연간 300억 달러(35조 3700억원) 이상 수수료(거래대금의 0.25%)를 거두고 있다.

리브라는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송금 및 결제에 특화돼 있다. 일반적인 가상통화(비트코인 등)는 수요·공급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나,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의 화폐 또는 상품 등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보장한다.

고객은 법정화폐 등을 입금해 리브라를 구매하고, 이를 저장해 활용할 수 있다. 거래소 상장 계획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코인베이스 등이 협회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어 이를 통해 리브라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는 비자, 마스터카드, 이베이, 페이팔, 우버, 리프트, 보다폰 등 28개 글로벌 기업과 협회(Libra Association)를 구성해 범용성을 확보했다. 회원사는 2020년 운영 개시 전까지 100개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각 회원사는 동등한 의결권을 소유하고, 분산형 노드를 운영하게 된다.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전자지갑 앱 '칼리브라'의 구현 모습. 2019.06.19.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전자지갑 앱 '칼리브라'의 구현 모습. 2019.06.19.

협회 회원사들은 준비금으로 각각 1000만 달러를 조달 예정이다. 비트코인 등 일반적인 가상통화는 내재적 가치가 없지만, 리브라는 준비금을 통해 가치를 보장한다.

리브라는 초당 1000 건의 거래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초당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VISA 등과 비교해 볼 때 상거래용으로는 처리속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또 발행량 증가에 따른 가치 폭락, 거래소를 통한 다량의 매수·매도에 따른 투기자산화,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극대화, 자금세탁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해 금융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뱅크런, 자금세탁, 통화정책 효과 제한, 은행 재무상태 위축 우려

페이스북 사용자(글로벌 24억명)가 은행예금의 10분의 1을 리브라로 이전시, 리브라 적립금이 2조달러를 초과하게 된다. 이는 은행들의 지불능력 하락, 대출금 감소, 막대한 해외 자금 이전으로 인해 국제수지가 취약한 신흥시장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특히 금융위기·외환위기시 법정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법정화폐와 리브라의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송금은 국제 자본이동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능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외화로 교환 가능한 리브라는 위기시 대규모 국가간 자본이동, 환율 및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

은행을 통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금융사는 리브라에 대한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브라가 중앙은행의 통화를 대체·병행함으로써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은행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페이스북 등이 고객 자금으로 은행예금 대신 채권 등 매입시 은행 재무상태가 위축(balance-sheets to shrink)될 가능성이 있다. 또 리브라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해외송금을 제공하므로 은행의 해외송금 수익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기준 해외송금액은 국내 14조원, 글로벌 620조원에 달한다.

◇외국 감독기관, '리브라' 규제 움직임

[블록체인 오딧세이]페북 '리브라' 발행 계획…세계 정부 예의주시

미국은 리브라에 대한 상원(7월16일)과 하원청문회(7월17일)를 개최할 예정이다. 맥신 월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위험 요소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에 가상통화 발행 일시 중단을 요구했다.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중앙은행이 리브라를 매우 조심스럽게 바라 볼 것이며, 규제 및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기대 수준이 매우 높을 것(very, very high)'이라고 언급했다.

영국 재무부(UK Treasury)와 금융감독청(FCA), 영란은행은 페이스북의 계획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영란은행 총재는 리브라가 안전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주요 중앙은행들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알렉세이 모이시에프 재무부 차관은 "리브라를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공식 통화가 루블이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루블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다른 디지털화폐들과 마찬가지로 합법적 통화로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G7 의장국을 맡고 있는 프랑스는 지난달 21일 디지털화폐 관련 G7 태스크포스(T/F) 창설을 발표했다. G7 T/F는 리브라 같은 가상통화가 자금세탁방지법이나 소비자보호법과 같은 규제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반면,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토마스 모제 대체위원은 "페이스북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관해 규제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리브라의 개발 과정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진행과정에 대해 편안한 마음"이라고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계획 발표 이후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별 통화의 디지털 버전을 만들려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예상보다 빨리 디지털 통화를 발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대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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