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소말리아 테러로 숨진 캐나다언론인 날라예(43) 추모 이어져

등록 2019.07.14 07:14: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3일 소말리아 호텔 폭탄테러로 26명 사망 56명 부상

날라예 남편, 친지도 함께 사망

소말리아 테러로 숨진 캐나다언론인 날라예(43) 추모 이어져

【오타와(캐나다)=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동부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한 호텔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소말리아 최초의 여성 언론 운영자를 포함한 26명이 사망, 56명이 부상을 당하면서,  모가디슈를 근거지로 한 '라디오 달산' 소속의 소말리아 출신 캐나다 국적인 호단 날라예(43) 기자와 그의 남편이 사망했다.

소말리아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언론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날라예의 사망소식을 접한 캐나다에서는 그 동안 조국 소말리아와 그곳 사람들의 아름다움과 갖가지 소식을 세계에 알리는데 힘써온 그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그는 13일 사건 당일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소말리아의 수십년에 걸친 내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말리아의 풍경과 어업 등 긍정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는 기사를 올려 놓았지만 아쉽게도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세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폭탄 테러 공격은 소말리아 키스마유 남쪽에 위치한 아사세이 호텔에서 전날 저녁 호텔 정문에 자살 폭탄 차량이 돌진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무장 세력이 호텔 안으로 진입해 총격을 가했으며 경비대와 13일 오전까지 14시간 동안 대치 상태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흐마드 마도브 주바랜드 주지사는 "이번 테러 공격으로 케냐인 3명, 탄자니아인 2명을 비롯해 미국인 2명, 캐나다인 1명, 영국인 1명 등 26명이 사망했다"며 "2명의 중국인을 포함해 5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날라예는 사망 전날인 12일에 올린 글에서도 소말리아의 일리시 섬의 건어물제조를 소개하면서 "우리 소말리아 사람들은 이 물고기를 '대양의 호랑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은퇴 후 해변의 별장 한채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 저축을 하지만, 소말리아에서는 그런게 너무 많아서 특별히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소말리아 테러로 숨진 캐나다언론인 날라예(43) 추모 이어져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천혜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지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한 편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세력인 알샤바브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호텔은 평소에 정치인, 법조인, 경찰 간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캐나다 언론계와 소말리아 지역 등의 지인들은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했다.  토론토의 영화제작자 마즈 칸(24)은 몇 해 전 자신이 날라예를 만났을 때 그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아낌 없이 제공해주었다며 애석해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기자였다.  '처음에는 힘이 들지만 계속 밀고 나가라,  열정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항상 말해주었다"고 그는 AP통신 기자에게 말했다.

캐나다의 이민 난민 및 시민권부 장관 아메드 후센도 날라예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캐나다의 소말리아 지역에서 언제나 긍정적인 기사와 헌신으로 캐나다 사회에도 크게 기여한 언론인이다. 그의 죽음과 소말리아 테러에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애도한다"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소말리아 북부의 라스 아노드 시에서 출생한 날라예는 부모와 11명의 형제들이 함께 캐나다로 1984년 겨울에 이민을 갔으며 아프리카 출신으로 갑자기 영하 40도의 추위를 경험해야 했다.  외교관 출신의 아버지는 주차장 직원으로 일을 시작해야 했다고 그녀는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소말리아 테러로 숨진 캐나다언론인 날라예(43) 추모 이어져

1992년 토론토로 이주한 가족들은 날라예가 윈저대학에서 저널리즘 학사로 졸업한 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나중에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면서도 방송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어릴 때 부터의 꿈인 언론 사업에 관심을 집중했다.

2014년에는 진신이 최초의 소말리아출신 여성 언론사 소유자라고 캐나다 여성지위 위원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2014년 소말리아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TV채널도 만들고 지난 해에는 해변도시 키스마요로 장소를 옮겨 일하면서 여러 차례 소말리아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의 소말리아 TV는 수 십만명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들이 등록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그는 가뭄으로 고통받는 소말리아에서 공동 우물과 수도설치 등 원조사업을 하고 있던 술레이만과 만났고 지난 해 11월 케냐에서 뒤늦게 결혼식을 올렸다고 여동생들이 전했다.

"그는 소말리아 국민과  외국의 소말리아 거주지역 주민들에게 든든한 발판이 되어주었으며 앞 길을 밝혀주는 존재였다"고 동생 샤이는 말했다.

날라예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와 칭찬의 대상이었지만 자신은 언제나 "그런 일로 유명해지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자기는 기자이자 통일의 중재자(unifier)로 기억되기 원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