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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천도재 의식, 현대음악 옷 입다···'왕생가'

등록 2019.07.14 11: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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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천도재 의식, 현대음악 옷 입다···'왕생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천도재는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이다. 염불을 통해 생전의 업장과 죄업을 소멸시키고 육체와 정신적 집착을 놓게 한다. 즐거움 가득한 세상, 극락으로 가시기를 발원한다.

염불은 단순히 부처 명호를 외는 것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불교의 사성제 가르침과 더불어 선사들의 깨달음을 글로 표현한 게송을 목탁과 요령 또는 징과 북 등으로 음률화시켜 읊는 의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가 천도재에 사용되는 다양한 의식곡을 정형화된 악보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왕생가'를 펴냈다. 불교의 천도재 의식을 현대음악화, 웅장하면서도 서사성이 가미된 불교음악으로 만들었다.

'왕생가'는 고전적인 오케스트라 음악과 독창, 합창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악기와 목탁, 요령, 경쇠 등의 법구 소리를 접목했다. 전자음악적 요소도 다소 포함한 '퓨전 클래식 음악'이다.

가사는 승려 시인 도정·동명·의정, 시인 김형미가 붙였다. 기존 불교음악의 틀을 벗어난 작곡가들이 힘을 보탰다. 동민호, 최인영, 김강곤 작곡가는 클래식 전공자다.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이용한 음악에도 정통하다. 이용재, 유태진 작곡가도 힘을 실었다. 독창은 바리톤 김기환, 국악가 서동률이 맡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왕생가' 합창단이 합창을 했다.

그간 천도재 경전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정작 신도들은 천도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천도재 시간이 길다 보니까 지루해하는 측면도 공존했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감동을 주기 어려웠던 이유다. 천도재는 죽은 사람을 위한 의식인 만큼 스님과 의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월간 해인' 초대 편집장과 '불교신문' 사장, 제15대 중앙종회의장을 지낸 향적 스님이 '불교 천도재 의식의 현대음악화 작업'에 앞장섰다. 향적 스님은 "천도재 의식을 현대음악화해서 스님과 신도, 더 나아가 참여 한 사람들이 의식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재 의식이 더욱 성스러워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일을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152쪽, 2만원, 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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