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김동준 "현명해져야겠더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등록 2019.07.15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드라마 '보좌관' 열연

김동준

김동준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탤런트 김동준(27)은 인턴을 자처했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보좌관' 시즌1에서 '송희섭'(김갑수) 의원실 인턴 '한도경'을 연기했는데, 촬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 와 가수의 꿈을 꾸던 연습생 시절을 떠올렸다.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에 가보는 등 현실감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4㎏을 감량했을 뿐 아니라, 한 동안 SNS도 안 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한도경을 연기하면서 연습생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나와 세상에 첫 발을 내딛었던 시점이다. 데뷔할 때도 생각나더라. 한도경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는 시련과 고통, 소소한 행복 등을 나도 똑같이 겪었으니까. 그 때 느낀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 동안 재벌 2세, 상상 속의 인물을 많이 연기했는데, 도경은 가장 현실적이었다."

김동준은 회사원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사회 초년생들은 '내 모습 같다', 안정적인 위치에 오른 이들은 '나도 저땐 저랬지'라며 공감하길 바랐다. "옷 입는 스타일, 헤어 등을 참고하려고 출근할 때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이상하게 생각하더라"면서 "신입 때는 몰라서 실수를 많이 하지 않느냐. 친구들이 '우리도 많이 혼났지'라며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해줬다. 지하철 안 사람들의 표정도 관찰하고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구나.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김동준 "현명해져야겠더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영화배우 이정재(47), 정진영(55), 김갑수(62)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는 자체만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곽정환(47) PD가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써야 한다'며 '순간적인 판단을 잘해야 하지만, 경험을 통해 얻는 노력도 중요하다. 연출을 함께 생각하는 연기자가 돼야 한다'고 한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대선배들과 촬영하다 보니 현장에서 많이 긴장했다. 눈을 뗄 수가 없다. 김갑수 선배를 가장 좋아한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력과 디테일이 살아있다. '나도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계속 꿈을 꿨다. 선배들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보고 이야기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게 도경의 마음과 같았다." 

도경은 어리바리해 보이지만, 대통령을 꿈꾸는 강단있는 인물이다.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존재만으로 주변 이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도경은 롤모델인 보좌관 '장태준'에게 인정 받기 위해 노력했다.

김동준은 '이정재 바라기' 면모를 보였다. "도경이가 장태준 보좌관을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했다"며 "선배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TV, 영화에서 보며 자랐고 내 눈 앞에 있으니 신기했는데 그런 마음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지 않느냐. 말이 안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했다. 회식 때 선배가 '촬영할 때 나 배려하지 말고 네가 생각한 연기 편하게 해' '이 장면 너가 가져가면 돼'라고 조언해줬는데 정말 멋있었다"며 좋아라했다.

극중 같은 의원실 6급 비서 '윤혜원' 역의 이엘리야와(29)는 묘한 관계를 형성했다. 시즌2에서는 로맨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모두가 궁금해하는 부분"이라며 "처음에는 도경이 혜원을 사수로 존경했는데,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 같다. 이엘리야씨가 워낙 미인이지 않느냐.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김동준 "현명해져야겠더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인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다. '정치에 대해 정말 모르구나'라고 뼈저리게 느꼈다며 "국회의원 사무실 2곳에 가서 보좌관님들을 인터뷰했다. PD님에게 법안, 이슈 등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레포트를 써서 내기도 했다. 법안이 발휘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합의점을 찾아가는구나'라고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치권의 문제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너무 위험하다"며 웃었다. "정치는 너무 어렵다. 많이 개선돼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법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안타까웠다. 많은 분들이 노력해야 조금씩 바뀔 수 있다. 한 순간에는 바뀔 수 없는 것 같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보좌관'은 11월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있다. 축구로 치면 전반전 45분 뛰고, 후반전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순수한 도경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 똑같은 생각만 한다면 세상이 바뀔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각자의 목표와 지향하는 게 달라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답을 찾아간다. 도경은 지금처럼 자신만의 길을 계속 갔으면 좋겠다. 변하면 슬플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김동준 "현명해져야겠더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김동준은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했다. 2011년부터 연기자 생활을 병행, 영화 '회사원'(감독 임상윤),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016), '빛나라 은수'(2016~2017), '블랙'(2017), '멈추고 싶은 순간:어바웃 타임'(2018)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10년째 탤런트 한가인(37)과 닮았다는 반응을 듣는 것과 관련해서는 "선배에게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럽다"며 민망해했다.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만큼 군입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때 되면 갈 것"이라며 "국방의 의무에 대한 책임감은 항상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인간 김동준도 성장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노래, 춤, 연기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는 당연하고 현명해져야 된다. 솔직히 몸과 마음이 힘든데, 뉴스를 보고 또 힘들고 싶지 않았다. 어찌보면 이기적이었고, 20대 후반에 접어들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 얼마 전에 친구들에게 독서 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친구들끼리 친하지만 쑥스러워서 이야기를 못할 때가 있지 않느냐. 소설, 자기계발서 등을 읽으면서 견해를 넓혀가고 싶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