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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 업적이라서 이란 핵합의 탈퇴"… 英외교문건 또 유출(종합)

등록 2019.07.14 12: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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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대럭 전 주미영국대사, 지난해 5월 작성

"미국의 핵합의 탈퇴, 외교적 반달리즘"

보도 놓고 '언론의 자유'vs'국가기밀 보호' 논란

【워싱턴=AP/뉴시스】2017년 10월20일(현지시간)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미국 워싱턴의 영국 대사관에서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행사를 주최했을 때의 모습. 2019.07.08.

【워싱턴=AP/뉴시스】2017년 10월20일(현지시간)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미국 워싱턴의 영국 대사관에서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행사를 주최했을 때의 모습. 2019.07.14.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혹평한 비밀 외교 문건이 유출돼 사임한 킴 대럭 전 미국 주재 영국대사의 메모가 또 유출됐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내용이 담겼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대럭 전 대사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to spite) 핵합의에서 탈퇴했으며, 이는 '외교적 반달리즘'(파괴)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전 장관은 현재 유력한 총리 후보다.

대럭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이유"로 핵합의를 파기했다고 썼다. 이란 핵합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동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데일리 메일은 앞서 7일에도 대럭 전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를 "서툴고 무능하고 불안정하다"고 평가절하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카디프(웨일스)=AP/뉴시스】번번이 보수당 대표 후보자 TV 토론 출연을 고사하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영국 ITV가 주최하는 생방송 토론에 등장한다. 사진은 지난 6일 웨일스 카디스에서 열린 보수당 대표 선거 운동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는 존슨 전 장관의 모습. 2019.07.09.

【카디프(웨일스)=AP/뉴시스】지난 6일(현지시간) 웨일스 카디스에서 열린 보수당 대표 선거 운동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는 존슨 전 외무장관의 모습. 2019.07.14.

추가 유출된 메모는 지난해 5월 작성됐다. 존슨 전 장관이 핵합의를 버리지 말라고 미국에 요청하기 위해 급하게 미국을 방문한 시기였다.

존슨 전 장관은 미국에서 26시간에 걸친 회의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을 전부 만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 존슨 전 장관은 빈손으로 귀국해야 했다.

존슨 전 장관이 귀국하고 몇 시간 후 해당 외교 전문이 보내졌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대럭 전 대사는 워싱턴 기준 지난해 5월8일 오후 1시38분 존슨 전 장관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파괴행위를 하고 있다. 이념적이고 개인적인 이유로 보인다. 이건 오바마의 거래(핵합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들이 분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악관은 핵합의 탈퇴 이후 무엇을 할지와 관련해 당장 내일의 전략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를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앙심 탓이라고 분석한 외교 기밀 문건이 다시 유출되자 영국에서는 '언론의 자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영국 정부는 1차 폭로 이후 유출자 색출에 나섰고 대럭 전 대사는 10일 사임했다.

유력 총리 후보인 존슨 전 장관이 TV토론회에서 대럭 전 대사를 지지해주지 않은 게 사퇴에 영향을 끼쳤다고 영국 정부 관리가 CNN에 확인했다.

닐 바수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12일 기밀문서 유출 경위를 수사하겠다면서 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추가 보도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이날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을 통해 경찰이 이같은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언론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내용을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돌연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 비전을 세상에 던졌다는 이유로 재임 중인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별다른 업적도 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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