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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수구 오희지 "간절한 한 골, 격려·자신감으로 해낸다"

등록 2019.07.14 15: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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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한국 대 헝가리의 경기, 한국 오희지가 수비를 하고 있다. 2019.07.14. 20hwan@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한국 대 헝가리의 경기, 한국 오희지가 수비를 하고 있다. 2019.07.1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여자 수구 사상 최초로 치른 공식 경기에서 대패했지만, 대표팀 주장이자 골키퍼인 오희지(23·전남수영연맹)는 웃어보였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 역사에 발자취를 그리고 있는 여자 수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격려이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의 여자 수구 대표팀은 14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 여자 수구 B조 조별예선 1차전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0-64(0-16 0-18 0-16 0-14)으로 완패했다.

예견된 대패였다. 한국 여자 수구는 대표팀이 구성된 것조차 처음이다. 지난 5월에야 13명의 대표팀이 꾸려져 세계선수권대회를 40여일 앞둔 6월2일에야 훈련을 시작했다. 반면 헝가리는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오른 강팀이다.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사상 한 경기 최다 점수차 패배다. 이날 오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네덜란드에 0-33으로 패배한 것이 종전 기록이다.

하지만 경기 후 오희지는 "예상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도 보였듯 부족한 모습이 많지만,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여자 수구 팀이 없어 대표팀이 짧은 훈련 기간 중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것은 체고의 남자 수구팀과 5, 6차례 한 것이 전부였다. 아니면 대표팀 선수들끼리 팀을 나눠 경기를 했다.

상상했던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와 현실은 달랐지만, 상상 이상은 아니었다. 남자 선수들의 슛만 막아봤던 오희지는 "엄청 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며 "여자 선수들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자 선수들에 비해 힘은 약했다"고 분석했다.

 오희지는 "오히려 약하게 던지는 슛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 슛이 세면 맞아서라도 얼떨결에 막는데, 천천히 오는 공은 달랐다. 연습 기간이 짧아서 아직 그런 슛을 막는 움직임은 익숙하지 않다"며 "센터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돌면서 자리를 마련해줘야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에 적잖은 관중들이 찾아와 응원전을 펼쳤다. 비록 대패했지만, 관중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대표팀에 열띤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오희지가 슛을 막자 관중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힘을 불어넣었다.

오희지는 "더 자신감이 생긴다. 한 골이라도 더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더라. 굉장히 힘이 났다"며 웃어보였다.

대표팀도 전력차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목표를 '한 골'로 잡았다.

오희지는 "정말 한 골이 간절하다. 누가 되든 욕심내지 않고, 찬스가 오면 패스를 잘해줘서 한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대표팀이 소박해보이지만 위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격려다. 이날 경기 전에도, 후에도 대표팀은 서로를 격려하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오희지는 "경기가 끝난 뒤 수고했다는 격려를 해줬다. 지금은 다그치고 혼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힘을 내서 한 골이라도 넣을 수 있게 다독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경기 전에도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자신감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이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동생들이 긴장하다가도 선생님의 한 마디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맏언니인 오희지는 부상도 내색하지 않고 있다. 자칫 '한 골'을 목표로 똘똘 뭉친 팀 분위기를 해칠까 걱정돼서다. 이날 경기에서는 통증이 있는 팔꿈치에 테이핑도 하지 않았다.

훈련 도중 공에 얼굴을 맞고 코뼈 골절상을 당한 오희지는 "여기 와서도 계속 맞았다. 막 아프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사실 훈련 중 슈팅을 막다가 오른 팔꿈치가 꺾였다. 손가락 인대도 끊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골키퍼인데 동생들 앞에서 아프다고 하면 기죽지 않을까 싶어서 내색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오히려 환하게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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