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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부지사 "남북 경협 활성화 대비, 제재 속 교류 강화해야"

등록 2019.07.15 13: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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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옥류관 경기도 분점 등 답보에 '답답'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이후 모멘텀 기대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손대선 기자 = 경기도는 다른 도와 달리 정무부지사 대신 평화부지사가 있다.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 호전을 예상하고 신설한 자리다. 초대 평화부지사는 17대 국회의원 출신 이화영씨.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북한과 활발히 교류한 경험이 있다. 

 이화영 부지사는 지난해 7월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취임한 뒤 의욕적으로 다양한 남북교류사업을 추진해왔다. 파주 임진각~개성간 평화마라톤 대회 개최와 평양 냉면 원조 옥류관의 경기도 분점 설립 등이 그것이다. 이들 사업들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해 남북관계마저 교착되면서 아직 답보상태다.

 그런 와중에도 경기도는 지난 5월 북한에 밀가루 1600t과 산림녹화를 위한 묘목 10만그루를 지원해 북한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또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남한과 북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4개국 7개 팀이 참가하는 국제배구대회를 개최했으며 이달 말에는 필리핀에서 제2회 '아시아 태평양 평화 번영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처럼 경기도의 남북교류사업을 활발히 이끌고 있는 이화영 부지사를 지난 10일 인터뷰했다.



 -판문점에서 지난달 30일 남북미 정상 회동이 있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뒤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된 듯한데 어떻게 보나.

 "회담 전에 북측하고 접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G20 회의 가시기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않을까하는 느낌이 있었다. 북측도 약간 그럴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남북미 정상 판문점회동에 적극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좀 지리멸렬 했었던 상황을 극복하는데 좋은 모멘텀이 된 것 같다. 경기도도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이 교류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간절한 바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설명해 달라.
 
 "경기도는 인구가 1,350만 명으로서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4분의 1규모고, 경제규모도 그렇고 비중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한편에서는 강원도와 더불어 북측하고 접경지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북측과의 관계개선에 관심이 많다. 상대적으로 경기도에서 낙후되어있는 경기북부지역, 접경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은)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앞으로 우리 도내 기업들의 활로를 위해서도 북측과의 교류를 통해서 경제협력을 해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평화부지사로 임명한 것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보다 큰 400억원 규모의 남북교류협력기금도 조성해놓고 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협력기금이 서울시와 같은 규모다.

 "잘 쓰고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구체화하려고 했었던 일이 꽤 많다. 북한 옥류관 냉면 지점을 내는 것도 그중 하나인데 (북한)냉면이 요즘 사람들에게 굉장히 '핫'한 것같다. 철도연결 같은 (굵직한 문제도)있지만 냉면도 화해협력의 상징적인 이슈가 될 수 있을 것같다.
 
파주~개성간 마라톤 대회도 준비했었다. 41. 195km 풀코스, 하프 마라톤, 10km, 5km 등 여러 코스를 뛸 수 있게 하되 모두 남북 경계선을 넘도록 코스를 정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넘어갔던 노란선 경계선을 넘어가서 개성에 골인지점을 만들기로 다 정해놨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을 계기로 그 대회를 하려고 준비했었다.
 
경기도내 소기업 중소기업들이 북에 진출해서 기존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남포 같은 공단에 들어가서 북측이 노동력과 부지를 제공하면 남쪽은 자본과 기술을 가져가지고 같이 일을 해 그 수익을 나누는 방식도 북측과 논의했었다. 또 농업협력분야와 산림녹화 등 많은 부문을 논의하고 합의도 했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로 진행을 못하고 있지만 이번 판문점회동을 계기로 제재가 완화된다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재명 지사가 상당히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다."

  -경기도가 남북교류에서 중시하는 부문이 어떤 것인가.

 "가장 큰 것은 경제 분야라고 본다. 지금까지 스포츠나 문화교류가 많았는데 북측이 조금 힘들어하는 게 있다. 앞으로 보여주기식 행사는 줄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하자는 요구가 강하다. 경기도에 있는 기업들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로 가지말고 북쪽으로 오라는 것이다. 개성도 좋고 남포도 좋고... 북에는 22개의 공단개발구가 있다. 이런데 들어와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의 노동자들하고 같이 결합해서 일을 하자. 그러면 훨씬 더 좋은 성과가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시겠지만 북측사람들이 굉장히 일을 잘하지 않는가."

  -대화가, 의사소통이 잘 된다는 것 아닌가.

 "당연하다. 의사소통이 잘 되니까. 그리고 물류에도 굉장히 유리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상당히 긍정적인 좋은 측면이 있다. 특히 제조업분야도 그렇다. 북에서도 필요한 생필품 등 이런 것들도 다 만들어낼 수 있고, 우리가 거기서 앞으로 생필품을 만들어내면 그게 다 중국 동북3성으로 수출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은 '메이드인 코리아'를 좋아한다. 대기업도 인프라, 사회간접자본투자 이런 것을 통해 가지고 새로운 붐을 일으킬 수가 있다. 지금 가장 좋은 교류부분은 경제협력분야이다. 게다가 북에서도 최근에 과학기술 이 부분에 대해서 엄청나게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북한에 가서 북한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대개 다 과학자다. 그만큼 과학 붐이 일어났다. 평양에는 과학자들에게 주는 아파트도 있고 지원을 잘 해준다.

4차 산업분야, 컴퓨터 분야라든지 AI(인공지능) 이런 쪽에서도 연구 인력이 굉장히 많아서 활발하다. 남북이 손을 잘 잡으면 북한에 스마트시티 같은 것을 만들어서 자율주행자동차가 다니는, 테스트베드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지 않은가. 주택 밀집에 도로도 그렇고, 우리 쪽에서는 무얼 하나 하려고하면 여러 가지 규제가 많다.

스마트팜은 4차 산업 혁명으로 IT기술을 접목한 농업기술인데 이걸 잘 활용해야 한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에는 스마트팜을 통해 농작물을 수십조원씩 수출을 한다. 북한에 가보니까 이런 쪽이 굉장히 잘 되어있더라. 우리와 잘만 결합하면 북도 좋고 우리도 좋다.

우리 저출산 문제도 있다. 우리 남한에 이 저출산 구조가 이어지면 2025년 2050년 가면 상당히 어려워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북측과 결합하면서 노동 경제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8000만 명, 7000만 명 이런 규모가 되는 것들은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지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강화돼 있는데 북한과 교류가 가능한가?

 "이달말에 필리핀 가서 북측하고 회의를 할 때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북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이다. 개성공단 열고, 금강산 열자고 신년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얘기를 했는데 '왜 이렇게 답이 없냐. 남쪽은', '왜 이렇게 미국의 눈치를 많이 보냐', 북측에서 많이 불평하는 것 중에 하나가 대표적인 게 이 사안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경기도가 할수록 있는 일, 미국이 동의가 가능한 일에 대해서 통일부와 상의하고 있고 북하고도 상의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밀가루하고 묘목 지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제대로 북한에 전달이 됐나.

 "지금 전달되고 있다. 일부는 들어갔다. 현재 30%정도가 들어갔다. 나머지는 북에서 좀 기다려달라고 해서 아직 보내지 않고 있다."

 -17대 국회 상임위(외통위) 활동하면서 북측과 교류한 내용을 소개해달라.

 "제가 17대 국회의원할 때 주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그때 여당 간사의원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 뒤 남북관계가 다 단절됐을 때 평양을 갔다 오라고 해서, 가서 여러 가지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친해졌다. 그게 지금 유명한 김성혜(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그런 분들이었다.

그 뒤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간 남북관계가 단절됐지 않았나. 지난해 10월 10년만에 가서 보니까 그들이 대남사업과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더라. 저도 마침 경기도평화부지사로 일을 하게 돼 잘 반갑게 해후했다. 앞서 말한 여러 협력사업들을 추진하는데 이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한숨을 내쉬며) 이게 아쉬운 게 합의까지 해서 서면작업도 하고 그랬던 것들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로 이게 답답한 상태가 됐다. 정부한테 저희가 아쉬운 것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그냥 너무 큰 틀의 큰 전선만 가지고 한방에 해결하는 것보다도 지자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중앙정부는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지방정부의 북한에 대한 구애가 과열조짐을 보인다는 일부의 비판도 있는데.

 "지자체가 손 놓고 구경만 할 순 없는 일이다. 당연히 박원순 시장이나 이재명 지사나 부산시의 오거돈 시장, 세종시의 이춘식 시장 이런 분들이 정세에 발맞춰서 교류사업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지자체가 그런 부분에서 좀 경쟁적인 것이 초기에 보여서 북에서도 당황하더라. 200여개 기초지자체까지도 나서서...이런 것들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우리가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추진하려는 사업들을 소개해달라.

 "접경지역에 남북한이 같이 할 수 있는 국제 경제특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북측 인력이 실제 남쪽에 내려와서 일을 하고 퇴근하는 그런 구조도 생각할 수 있다. 그 경제특구법이 지금 국회외통위에서 계류 중이다. 여러 의원님들이 발의를 해서 그런 것들을 할 때 정부에서 도와줬으면 좋겠다."

 -곧 필리핀에서 북측 조선아태평화위원회, 필리핀 전국언론인협회, (사)아태평화교류협회 등과 공동으로 '2019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열리는데. 

 "이번 대회가 작년에 이어 2회째인데 시기가 좀 묘해졌다. 이게 일본이 저렇게 (한일 무역갈등) 나오니까 말이다. 잘 보셔야 할 게 일본 성토대회인 셈이다.

 지난해 우리가 고양시에서 했던 1회 대회 때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한번 리뷰해 보라. 일본을 강하게 성토했다. 성토의 핵심이 뭐냐면 일제의 강제동원이다. 이번에 이슈하고 딱 맞는다. 언론이 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북이 처음으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측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내나.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기조발언 연설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문정인 교수(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축사 형태로 메시지를 내게 될 것이다.

 덧붙여서 이번 대회는 필리핀을 포함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은 피해 국가들이 모이는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 일본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지금과 같은 자세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과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굉장히 규명하는 그런 대회가 될 것 같다."

 -그밖에 추진할 과제로 어떤 것을 구상하는가.

 "경기도가 준비는 많이 해 놨는데 보따리를 현실화하는 게 과제인 것 같다. 옥류관 분점, 마라톤 대회, DMZ 평화 페스티벌 다 좋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경제 협력이다. 북쪽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지금처럼 좋은 타이밍이 없다.

앞으로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제재국면 하에서라도 자주 토론회 같은 걸 해서 서로 관찰할 수 있는, 시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래서 우리 기업인들이 어떤 계기에 남포에도 가서 보고 저쪽 동해에 있는 원산 쪽도 가보고 또 맨 끝에 있는 나선에도 가 보는... 이런 방문, 견학 이런 것들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남북 관계의 개선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특히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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