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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로 끝난 광주경찰 수사정보 유출 의혹 수사

등록 2019.07.16 13: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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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팀 경찰 등 상대 3개월 수사 일단락

경찰관 2명 송치…1명은 '혐의없음' 의견으로

무리한 수사 지적에 "공정·객관성 유지 최선"

'용두사미'로 끝난 광주경찰 수사정보 유출 의혹 수사

【광주=뉴시스】구용희 류형근 기자 = 광주지방경찰청 부동산 수사정보 유출 의혹 특별수사팀(이하 TF팀)의 경찰 정보 유출 관련 수사가 일단락됐다.

의욕적 출발과는 달리 잡음과 생채기만 남긴 채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에 TF팀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토대로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16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부동산 수사정보 유출 의혹 TF팀은 이날 광주경찰청 소속 A 경감과 동부경찰서 소속 B 경장 등 경찰관 2명에 대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 경감은 공무상비밀누설과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B 경장은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변호사 1명과 일반인 1명, 경찰관 2명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발단은 경찰이 광주 지역 부동산 불법거래 정황을 집중 수사하는 과정에 불거졌다.

광주경찰청과 동부경찰서의 수사 대상이었던 C 씨가 '경찰이 변호사에게 부동산 수사정보를 알려줬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의혹의 대상은 A 경감이었다.

이에 광주경찰청은 10여 명의 경찰관으로 TF팀을 긴급 구성했다. 

경찰은 민원이 제기될 경우 감찰 부서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다. 이후 고발 여부를 판단한다. 통상의 절차를 뛰어넘는 TF팀의 구성은 당시 광주경찰청 내부에서도 이례적 일로 받아들여졌다.

TF팀은 A 경감 등 3∼4명의 경찰관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등의 강제수사를 이어갔다.

해당 경찰관들은 'TF팀이 강압적이며 불법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혐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른바 별건 수사를 통해 문제점을 찾으려 한다.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잘못한 일이 있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A 경감은 "평소 친분이 있던 변호사가 동부경찰서에서 수사중인 부동산 사건에 대해 물어왔다. 우회적으로 사건 내용을 물어봤더니 '사건이 중하다'고 해 더이상 개입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또 TF팀의 무소불위적 수사 행태를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수사를 이어가던 TF팀은 A 경감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범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했다. 보강수사를 벌인 뒤 다시 한번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 역시 같은 이유로 되돌아 왔다.

애초 수사선상에 올려놨던 다른 경찰관들에 대한 혐의점도 찾지 못했다.

관련 부동산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건한 B 경장에 대해서도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채 '혐의없음'으로 결론 지었다.

B 경장 역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절차대로 사건을 처리했을 뿐"이라며 입건 당시 억울함을 호소했다.

TF팀은 해당 변호사를 구속했지만, A 경감과의 공무상비밀누설 관계는 입증해 내지 못했다.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0일 재판에 넘겨졌다. C 씨에게 수임료 이외 인사비 명목으로 3500만 원을 받은 혐의일 뿐 기소 시점 현재 A 경감의 혐의와는 무관하다. 

"TF팀의 수사를 지켜봤다"는 한 경찰관은 "결과에 집착한 것으로 보인다. 성급한 판단과 함께 별건 수사 등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경찰관은 "의혹을 수사하는 것은 경찰의 당연한 임무다. 철저히 수사했음에도 혐의가 밝혀지지 않으면 절차에 따라 마무리 할 줄도 알아야 한다. TF팀은 이 점을 간과한 것 같다. 결국 조직 내 상처만 남겼다"고 말했다.

TF팀 관계자는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한 것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토대로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해 수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 같은 경찰관들을 상대로 한 수사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팠지만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사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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