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투자손실 메우려…사채업자에 회사 넘긴 자산운용사 대표

등록 2019.07.15 12:20: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허위공시 수법 등으로 269억 부당이익 혐의

이정훈 구청장도 기소…"허위 인터뷰로 방조"

"자산운용사가 일반 투자자에 투자손실 전가"

투자손실 메우려…사채업자에 회사 넘긴 자산운용사 대표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검찰이 부도 위기에 몰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사실상 사채업자들에게 회사를 넘기고도 이를 감춘 혐의를 받는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미래에셋PE)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사기적 부정거래에 이정훈(51) 서울 강동구청장이 연루됐다고 보고 함께 기소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광배)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PE 유모(53) 전 대표와 유모(45) 현 상무, 이모(48) 클라우드매직 회장, 변모(49) 와이디온라인 대표, 이 구청장 등 1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인 와이디온라인 주식을 사채업자들에게 매도했음에도, 일반 투자자에 경영권을 양도하는 것처럼 허위공시하는 수법 등을 통해 269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미래에셋PE가 출자한 시니안유한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고, 시니안이 투자한 와이디온라인이 심각한 영업적자 상황에 빠지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문제는 매각 대상이었다.

유 전 대표는 유 상무 등과 공모해 시니안이 보유한 와이디온라인 주식 856만주를 냉장고 판매업체 클라우드매직에 매각했는데, 클라우드매직은 사실상 사채업차들의 형식상 법인으로 조사됐다. 실제 시니안에서 클라우드매직으로 넘어간 대부분 주식은 다시 사채업자들에게 넘어가 시장에 유통됐고,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자 와이디온라인의 주가는 5000원에서 800원 수준으로 폭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과정에서 시니안, 와이디온라인, 클라우드매직에서 똑같이 와이디온라인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허위 공시를 냈다. 또한 당시 서울시의원이었던 이 구청장은 클라우드매직의 명의상 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와이디온라인을 클라우드매직이 자기 자금으로 인수해 운영하는 것처럼 허위 인터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청장은 사채업자인 클라우드매직의 이 회장과 형제지간으로 알려졌다.

내막을 알지 못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정상적인 M&A(인수·합병)로 믿고 와이디온라인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산운용사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손실을 전가한 것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유 전 대표와 유 상무는 지난해 3월 최대주주가 아닌 클라우드매직에 와이디온라인의 경영권을 양도하고 법인통장을 넘겨줘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클라우드매직을 통해 85억원을 무단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클라우드매직 회장과 와이디온라인 대표는 지난해 8월1일까지 회사자금 154억원을 임의로 인출해 사채자금 변제 등에 사용해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와이디온라인은 거래정지 및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남부지검에 접수됐고, 금융사건 중에서 이례적으로 신속히 수사가 진행됐다"며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고, 관련 회사의 부실로 일반 개미투자자들에게 손실이 전가된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