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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앞두고 급진 경제학자 2명 주목…"인종 빈부격차 해결"

등록 2019.07.15 16: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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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 최대 6만달러 신탁금 주자' 대담한 주장

흑인 교수 2명, 민주당 주요 경선 후보들에게 조언

【서울=뉴시스】대릭 해밀턴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교수가 '신생아 신탁계좌가 부의 불평등을 줄이는 법'을 주제로 테드(TED) 강연 중인 모습. (출처=테드 강의 동영상 캡처) 2019.07.15.

【서울=뉴시스】대릭 해밀턴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교수가 '신생아 신탁계좌가 부의 불평등을 줄이는 법'을 주제로 테드(TED) 강연 중인 모습. (출처=테드 강의 동영상 캡처) 2019.07.15.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종 간 경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급진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흑인 경제학자 2명이 주목받고 있다. 주류 학술지에 글이 실리는 일도 드물었던 이들이 최근에는 민주당 경선 후보들에게 경제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실에서 민주당이 얼마나 진보적인 정책을 펼 수 있을지 당내 논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대릭 해밀턴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교수와 윌리엄 대리티 듀크대학교 교수를 소개했다.

두 교수는 백인과 흑인 간 경제적 격차에 초점을 맞춘 계층 경제학(stratification economics)으로 민주당 주요 경선 후보의 언행과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해밀턴 교수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중산층 감세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일자리 보장제(job guarantees)에 대해 조언해줬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학자금 탕감 제도에도 해밀턴 교수의 의견이 반영됐다.
【마이애미=AP/뉴시스】6월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에이드리엔 아쉬트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말하고 있다. 2019.07.15.

【마이애미=AP/뉴시스】6월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에이드리엔 아쉬트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말하고 있다. 2019.07.15.

해밀턴 교수와 대리티 교수가 제시한 대표적인 빈부격차 해결책은 '신생아 신탁금(baby trust)' 개념이다. 가계 상황에 따라 최대 6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해주는 제도다. 수혜자는 18세가 될 때까지 이 돈을 쓸 수 없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흑인 가정은 백인 가정에 비해 단 10%의 자산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인종 격차를 포함한 불평등을 타개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경제적 권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해밀턴 교수는 관련 테드(Ted) 강연을 통해 미국에서 매년 약 400만명이 태어나는데, 신탁금을 2만5000달러 수준으로 가정하면 매년 1000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이는 연방정부 지출의 2%에 불과하다고 해밀턴 교수는 주장한다.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코리 부커 상원의원의 직원은 해밀턴 교수, 대리티 교수와 함께 신생아 신탁금 입법과 관련해 논의했다.

아울러 두 교수는 흑인 노예 후손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는 방안을 지지한다. 부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포괄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대리티 교수는 의회 증언에서 배상에 드는 비용을 10조달러로 계산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인종적 불균형은 실제로 경제지표에서 드러난다고 WSJ은 전했다. 6월 백인의 실업률은 3.3%였지만 흑인의 실업률은 6.0%였다. 두 교수는 격차가 너무 오래 지속돼와서 경제 사이클과 무관하게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주류 경제학자들이 인종 격차를 결국에는 시장이 바로잡을 수 있는 단기간의 시장 결함으로 생각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흑인 대학 졸업자의 가정이 백인 고등학교 중퇴자의 가정보다 재산이 적다. 전일제로 일하는 흑인의 가정이 실직 상태인 백인의 가정보다 가난하다.

수년 동안 쌓인 인종 격차는 흑인을 소외시키고 백인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20세기의 정책들로 인해 더욱 커졌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흑인들이 아무리 일하고 벌어도 상황은 나아질 수 없다. 오직 정부의 개입만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등 교육으로 빈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신념과 정반대다. 두 교수는 교육은 빈부격차를 해결 수 없다고 본다.

실제로 대리티 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PBS방송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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