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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8월16일 택배 없는 날로 해달라" 호소

등록 2019.07.15 14: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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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 택배 기사 주당 평균 74시간 노동

최근 과로사 문제 제기된 집배원보다 18시간↑

8월15일 휴일이어서 16일이면 이틀 쉴 수 있어

"국민 양해하고 회사 결심하면 여름휴가 가능"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8월16일 택배 없는 날'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7.1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8월16일 택배 없는 날'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택배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8월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달라고 15일 주장했다.

'택배 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전국택배노동조합)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국민들과 택배사에 8월16일 택배 없는 날을 제안한다"며 "가족과 휴가 한 번 갈 수 없는 택배노동자들에게 휴식을 보장하도록 양해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7년 서울노동권익센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74시간"이라며 "이는 최근 과로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우체국 집배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인 55.9시간보다 무려 18시간이나 많다"고 전했다.

이어 "택배회사는 일 시킬 때는 직원처럼 부려먹지만 휴가나 병가를 낼 때는 (노동자들을) '개인 사업자'라며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휴가를 갈 수가 없다"며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물량이 평소 대비 절반 수준까지 감소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양해하고 택배회사가 결심한다면 여름휴가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가 그간 제도적 근거가 없어 체계적 보호가 어려웠던 택배노동자 권익향상 방안 추진을 위해 '생활물류서비스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며 "주 5일제 등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을 이행한 법안을 발의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여름휴가가 가능하도록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위원장은 "택배기사의 일주일은 화요일과 수요일은 폭주 물량에 시달리다가 목~토요일이 되면 사람의 진이 다 빠진다"며 "일요일에는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종일 휴식 취하느라 가족과 함께 할 일상적인 시간은 엄두도 못 낸다. 이렇게 1년 365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기사 1년 하면 사회생활이 단절된다"며 "'부친상 때도 일주일 쉬고 200만원 썼다'는 말이 택배현장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배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당시 부친상을 위해 약 5일간 일을 쉰 노동자는 대체인력을 위한 '콜 밴' 비용으로 200만원을 지불했다. 이 같은 대체인력 비용은 현재 기준 택배 1건당 1500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위 위원장도 "내가 병이 들어도 일을 해야 한다"며 "진짜 죽을 병에 걸려서 일을 못할 경우에는 대체인력을 내가 일당 줘가면서 쉬어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8월15일이 쉬는 날이다 보니 8월16일이 '택배 없는 날'로 마련될 경우 최소 2일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택배노동자들은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경기·경남·광주(15일), 울산(16일), 대구·경북(20일) 등 전국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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