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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인가戰…중견기업 가세할까

등록 2019.07.17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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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 누가 도전장을 내밀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중견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나서면서 탄탄한 유통·온라인상거래 분야 중견기업들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곳은 없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인가전에 참여했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미 한차례 도전 경험이 있고 금융당국과 함께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한 만큼 '재수'를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오는 10월까지 이들이 약점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토스는 앞으로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신뢰도 높은 장기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해 자금 안정성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주주 구성을 선보여야 한다. 키움뱅크도 더 혁신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수 있다며 신청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자산 10조원 이상 재벌'만 아니면 얼마든지 도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법상 누구든지 금융위 승인 하에 의결권 지분 34%를 소유할 수 있다"며 "ICT 기업 제한 요건은 재벌에만 적용되므로 재벌이 아닌 경우에는 ICT 기업 제한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전자상거래, 스마트 가전, 유통 분야의 업체가 다양하게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고 있다.

영국의 챌린저뱅크인 테스코뱅크는 유통업체인 테스코 plc가 지분 50%를, 세인즈버리뱅크도 유통업체 세인즈버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마이뱅크는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계열의 앤트파이낸셜이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XW 뱅크는 스마트가전업체 샤오미가 29.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일본 라쿠텐은행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계열 라쿠텐카드가 100% 지분을, 세븐은행은 유통업체 세븐일레븐재팬이 3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로손뱅크는 유통업체 로손이 95%, 소니뱅크는 전자제품업체 소니 계열사인 소니파이낸셜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2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대다수 은행이 영업 초기의 적자를 극복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대주주 계열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고객 및 비이자 이익 수입 기반을 확보한 데 상당부분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쿠텐은행은 그룹내 온라인 쇼핑몰·신용카드·증권사와, 소니은행은 그룹내 보험·증권사와 연계된 대출, 상품 교차판매,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을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세븐은행 및 이온은행은 각각 편의점(세븐일레븐) 및 쇼핑몰(이온몰)에 비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여를 통해 제휴 금융기관으로부터 이용 수수료를 받고 있는 방식이다.

한국은행 도쿄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공 및 시행착오 사례, 경제적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금융산업 경쟁력 및 소비자 편익 향상에 기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 리테일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와 위메이크프라이스 등도 거론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1호 사업자인 케이뱅크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이 묶여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중견기업들이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또 안정적으로 꾸준히 자금을 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이들은 지난번 인가 당시 열렸던 인터넷전문은행 설명회에 참석해 신청여부를 고심했으나 결국 신청서를 내지는 않았다.

금융위는 오는 10월10~15일 신청서를 접수하고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한다. 본인가 심사결과는 본인가 신청 후 1개월 이내에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기존 방침대로 2개사 이하를 선정할 계획이다.

전 과장은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은행산업에서 인터넷은행 자산 비중이 4% 정도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1% 정도"라며 "또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보기술(IT) 환경에 노출되고 적용되는 것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넓고 빠르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영업 환경이 좋고,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터넷은행 개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4개 정도가 적절하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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