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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잠식 우려…토종 대항마 키우기 위해선 OTT 법제화 시급"

등록 2019.07.16 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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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TT포럼 출범…국내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연구단체

'OTT산업 발전을 위한 진단과 전망' 주제로 창립 세미나 개최

"넷플릭스에 잠식 우려…토종 대항마 키우기 위해선 OTT 법제화 시급"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내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연구조직이 출범해 창립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에 국내 시장이 잠식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또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토종 OTT 기업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 현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초적인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부터 OTT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법적 지위 부여,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형평성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한국OTT포럼은 1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 OTT산업 발전을 위한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창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축사를 위해 자리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해외 국가들은 자국의 동영상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우리 인터넷동영상시장이 넷플릭스에 잠식되지 않고 국내 OTT 사업자들도 글로벌 OTT 사업자 못지 않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또 "한국은 5G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 등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망이 잘 깔린 만큼 OTT 사업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라고 진단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OT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제도적·물적·인적 인프라는 준비해야 할 게 더 많다"라며 "오늘 포럼에 나온 의견을 방송통신 정책 수립 시 참고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최근 OTT 트랜드 및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를 맡은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실장은 넷플릭스를 필두로 디즈니플러스, 애플 TV, 워너미디어 등 강자들의 싸움으로 크게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OTT 현황과 변화를 조망했다.

조영신 실장은 또 "OTT 시장이 넷플릭스와 같이 '가입형 OTT 서비스'로부터 유튜브 등과 같이 가입비는 무료고 수익을 광고에 의존하는 '광고형 OTT 서비스'로 전환되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런 구조일 경우 지불 능력이 떨어지는 동남아 등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OTT 정책 이슈 및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해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또한 하루 빨리 시장지배사업자의 정의, 금지행위, 분쟁조정 등에 대한 규율도 명확히 하고 역외 사업자에 대해서도 규율 근거를 법적으로 확보해 OTT 사업자들이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규제 환견을 조성해줘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다음으로는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의 사회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먼저 급성장하는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OTT 시장 잠식 우려와 경쟁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글로벌 사업자인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경우 망이용료, 저작권 침해, 저작권료 배분 등에 대한 국내 규제가 어려워 국내 사업자 역차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희주 콘텐츠연합플랫폼 본부장은 "넷플릭스에 대항하고 유튜브와 싸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토종 OTT 서비스를 키워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자국의 OTT 사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 OTT 사업자는 글로벌 OTT 사업자와 달리 망 사용료, 세금, 저작권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등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료방송과 OTT에 대한 규제 강도 격차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며 "유럽도 이미 방송통신통합 수평적 규제 체계를 도입했고, 방송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꿨다"라고 전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도 "국내 OTT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의 역차별 문제, 유료방송사업자와 OTT 사업자의 규제 격차 등 국내 OTT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정부가 제도개선 및 규제 마련에 손을 놓았는데 하루빨리 정부의 실패를 막아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변상규 교수는 방송 규제 관련해서는 "시청률이 높은 유료방송 및 OTT 사업자는 공공성을 고려한 규제를 강화하고 그외 시청률이 낮은 사업자에 대해서는 규제를 경감시키는 것도 규제 기준이 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최선욱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국내 방송사들이 작년에 대략 128편의 드라마를 찍었는데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700여개를 자체 제작, 규모의 경제에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며 "자국 문화나 한국어로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주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지성욱 한국외국어대 교수 "미디어는 태생적으로 독과점화 된다"며 "넷플릭스, 디즈니 등 거대 OTT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토종 사업자는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제도와 정책은 이들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장을 깔아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OTT 용어 사용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곽동균 연구위원은 "한국OTT포럼이라고 하면 해외에서는 인터넷 연구단체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OTT' 용어 자체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라는 뜻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사전적 정의는 전용망을 사용하지 않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OTT라고 하기보다 OTT 동영상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OTT 서비스 현황 파악을 위한 데이터 확보가 시급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곽동균 연구위원은 "OTT 산업을 규제, 발전 등을 하려면 데이터에 기반한 OTT 시장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OTT 사업자들이 관련 법이 없다며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현황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OTT 관련 법 마련도 시급하지만 우선 모니터링이라도 할 수 있는 법이라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국OTT포럼 초대 회장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제가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세미나가 성황을 이뤘는데 OTT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앞으로  OTT포럼은 OTT를 둘러싼 방송 시장, 이용자 보호, 국내외 환경 분석, 정책 등을 포괄하는 전문적이고 개방적인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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