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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곤두박질'…"수주 전략 고도화 필요"

등록 2019.07.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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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19억 달러 수주…최악 2016년 상반기 152억 달러 하회

출혈경쟁·단순도급시공 벗어나 '제안형 개발사업'으로 채질 개선

"향후 수주전략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다변화 필요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곤두박질'…"수주 전략 고도화 필요"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곤두박질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해외로 눈길을 돌렸지만 세계 경제 둔화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미국과 이란간 갈등 등 대외 변수로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업데이트)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등 하반기 하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출혈 경쟁이나 단순 도급시공에서 벗어나 '제안형 개발사업'으로까지 체질을 개선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지만 통제가 어려운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인한 악재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갈수록 치열해지는 다른 나라 기업들과의 경쟁도 걸림돌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수주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해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 경쟁 입찰보다 수의계약이나 투자사업, 설계·용역 등 건설사마다 지닌 강점을 활용해 수익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건설사들의 수주 다각화 행보가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이 가장 눈에 띈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339.6%나 급증한 25억489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대비 163.8% 증가한 17억2450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12억6550만 달러, 삼성물산은 12억6325만 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하지만 전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부진하다. 지난해 반등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대폭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는 연간 수주가 급감했던 2016년 상반기(152억 달러)보다 낮은 실적을 보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보다 54억 달러 감소한 11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상반기 수주실적 85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지난해 약 90억 달러로 전체 수주의 52%를 차지했던 아시아지역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57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동시장도 전년 동기 대비 28억9000만 달러 감소한 36억3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그나마 2018년 3억3000만 달러에 그쳤던 유럽지역 수주가 폴란드 플랜트사업 수주덕에  16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의 14%를 차지했다.

공정별로는 토목·건축·플랜트부문 모두 전년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플랜트는 59억8000만 달러로 약 33억 달러, 토목과 건축은 각각 14억5000만 달러와 8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토목과 건축이 수주 회복세를 견인하면서 상품 다각화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건설사들은 해외건설 부진에 대비하기 위해 고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연구위원은 "기대 이하의 실적에 반응하기보다는 향후 수주전략의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치 및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 국제 유가와 발주 규모 간 상관관계 약화 등 현재 해외건설시장 환경은 과거 고유가 기반의 호황 시장과는 뚜렷이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위원은 "최근 4년간 해외건설 수주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이 시기를 경쟁력 기반의 수주 전략 전환의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를 위한 기관 설치 및 운영, 관련 펀드 조성 등 기존 도급사업 중심의 전략에서 탈피하고 상품과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의 지속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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