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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도·총석정도, 중앙박물관 기증···조선 실경산수 걸작

등록 2019.07.19 12: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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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도(鏡浦臺圖), 102×55㎝, 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경포대도(鏡浦臺圖), 102×55㎝, 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재일동포인 윤익성(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 유족으로부터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2점을 기증받았다.

18일 박물관에 기증된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는 16세기 중엽 관동지방의 풍경을 유람하고 난 후 느낀 감상을 그렸다. 이들 그림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세세한 묘사까지 전체적으로 표현 방법에서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했다.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경관을 창의적으로 변화시켜 표현했다.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1676~1759) 이전부터 확립됐음을 보여준다. 

두 작품은 현재까지 전하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그림 중 가장 오래됐다. 특히 조선시대인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있다.

강원도 총석정을 그린 '총석정도'는 상부에 발문이 있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 그림 발문에는 덕원(德遠) 홍연(洪淵)이란 인물이 등장한다.아직 누구인지 밝히지 못한 '상산일로(商山逸老)'가 쓴 이 글에 따르면, 1557년 봄 홍연과 함께 금강산과 관동을 유람하고 '유산록(遊山錄)'을 썼으며 시간이 흐른 뒤 그중 몇몇 명승을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고 한다.

'총석정도'(叢石亭圖), 100×54㎝, 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총석정도'(叢石亭圖), 100×54㎝, 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경포대를 그린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있는 '죽도(竹島)' '강문교(江門橋)'에서 시작해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있는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다.

미술사학자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 대표 실경산수화"라며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고 평했다.
        
 한편, 유족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환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국립중앙박물관회에 기부금을 냈다. 박물관은 일본 교토에 전해지던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거쳐 기증 대상품을 선정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매와 운송을 담당해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박물관에 기증되도록 도왔다.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사상 처음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다각적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컬렉션의 수준을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기능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이들 두 작품을 22일 언론에 공개한다. 23일부터 9월22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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