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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뎅기열 89% 동남아서 감염…"국내 토착화 막아야"

등록 2019.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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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6명 역학조사…국내 자체 감염사례無

동남아여행객 늘고 흰줄숲모기 국내서식

"예방수칙 지키고 감염시 철저 관리해야"

【세종=뉴시스】흰줄숲모기.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세종=뉴시스】흰줄숲모기.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해외에서 뎅기열 발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신고된 환자 10명 중 9명가량이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해외여행이 늘고 있는 만큼 토착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21일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2014~2018년 뎅기열 환자의 역학적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신고된 국내 뎅기열 환자는 1063명이었다.

뎅기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급성발열성 감염병이다.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연도별로 2014년 165명, 2015년 255명, 2016년 313명까지 증가했다가 2017년 171명, 지난해 159명으로 감소했다. 월별로는 신고일과 증상발생일 기준 모두 7~9월에 전체 환자의 35.6%와 3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1036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추정감염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가 89.6%인 9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아시아 89명(8.4%), 아메리카 7명(0.7%), 오세아니아 4명(0.4%), 아프리카 4명(0.4%), 동아시아 3명(0.3%), 서아시아 3명(0.3%)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필리핀에서 감염된 환자가 361명(34.1%)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138명), 태국(133명), 베트남(12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뎅기열은 4~7일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출혈 등을 동반한다. 실제 환자 중 882명이 증상을 호소했다. 발열(95.5%), 근육통(63.0%), 발진(47.3%), 두통(45.0%), 오한(42.4%) 순이었다. 최초 임상증상은 발열감이 87.6%로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서도 뎅기열 환자는 신고되고 있다. 6월30일까지 85명이 뎅기열로 병원을 찾았다. 다만 올해까지 국내 자체 감염사례 없이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였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에 따르면 최근 크로아티아,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자국 내 뎅기열 감염 사례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일본은 1942~1945년 나가사키 지역에서 20만명 이상 발생한 이후 2014년 도쿄 요요기 공원과 주변 방문자 중 160여명으로부터 뎅기열이 집단 발생했다.

우리나라에도 뎅기바이러스 매개 모기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적으로 살고 있다. 이달 초(7월1~7일) 인천 영종도 을왕산에서 채집된 반점날개집모기에선 뎅기 바이러스 유전가가 확인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5년간 해외여행객이 2014년 1608만684명에서 지난해 2869만5983명으로 증가했는데 약 43.5%가 뎅기열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동남아시아로 출국했다.

연구진은 "일본의 뎅기열 발생 사태를 볼 때 우리나라에도 뎅기열 매개체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적으로 서식하고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증가하고 매년 뎅기열 해외유입사례가 150~200여건 이상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유입에 따른 뎅기열의 국내 전파와 토착화 방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국내 뎅기열 관리 방안으로 ▲신고 환자에 대한 적시 역학조사 실시 및 실험실적 검사를 통한 결과 확인 ▲세계적 뎅기열 발생 추이 및 환자분포지역, 한국 여행객의 뎅기열 추정 감염국 정보 공유 ▲국민 및 의료진 대상 모기매개 감염병 인지도 제고를 위한 교육·홍보 등을 제안했다.
【세종=뉴시스】휴가철 대비 감염병 예방수칙.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세종=뉴시스】휴가철 대비 감염병 예방수칙.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뎅기열 발생지역을 여행할 땐 모기 기피제 등 퇴치 제품과 밝은 색 긴팔 상의와 긴바지 의류를 준비하는 등 모기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모기에 물렸다면 증상 발생 여부를 살피고 여행 후 2주 이내 발열·발진 등 뎅기열 증상이 있다면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뎅기열 환자의 경우 한 달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환자 주변 환경을 관리해야 뎅기열 바이러스 유입에 따른 확산과 토착화를 막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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