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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北, 2008년 이동통신망 구축 때 대규모 도청 계획"

등록 2019.07.23 07: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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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북한과 이집트 오라스콤 관계자 회의록 입수해 보도

【평양=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6일 평양 시민들이 길을 걸으며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2017.04.06.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6일 평양 시민들이 길을 걸으며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북한이 지난 2008년 12월 3G 이동통신망이 고려링크를 구축하던 당시 도청과 보안성 문제를 가장 우려했으며, 북한 내 고위층 등 이용자들의 통화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는 22일(현지시간) 북한 당국과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관계자들의 회의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위와같이 보도했다.

회의가 열린 시기는 2008년 5월 28일이다. 북한에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2008년 12월에서 약 6개월 앞선 시점이다. 회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고,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KPTC) 측과 오라스콤 통신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원래 이 회의는 기술진이 참석하는 실무회의였지만 주 제네바 유엔 대표부의 리수용 당시 대표가 참석할 정도로 북한에게는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

북한의 통신은 국내 이용자들과 외국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두 종류로 개발됐다. 북한 측은 통신망의 보안 유지를 우려해 화웨이와 판다 국제정보기술 등 2개 중국 회사와 암호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의록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도청에 대한 논의이다. 2008년 회의에서 북한과 오라스콤 측 참석자들은 특정 이용자의 통화를 모니터할 수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화웨이 측은 초기에 2500대의 이동전화를 모니터 목표로 잡고, 300개의 통화와 300개의 데이터 세션을 동시에 모니터할 수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타나있다.또다른 문건에는 1200개 특정 휴대전화를 타깃으로 해 240개의 전화통화와 250개의 데이터 세션을 모니터하는 계획도 담겨 있다.

결국 모니터링 센터는 60명의 오퍼레이터가 동시에 접속해 180명의 사용자들을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구축됐다. 또 모니터링 시스템은 전화 통화뿐만 아니라 텍스트 메시지, 팩스 메시지 등을 중간에 가로챌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북한과 이집트 참석자들은 추후에 이동통신망이 더 확대되면 모니터링 시스템도 확대하기로 하고, 2단계로 5000명의 타깃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300개의 전화통화와 데이터 세션을 추가로 동시에 모니터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모니터링 대상자를 200명씩, 80개 통화씩 더 동시 접속해 모니터하고, 저장 능력도 10테라바이트로 확장할 계획이었다.

38노스는, "간략히 말하자면, 고려링크를 이용하는 북한 사람들의 모든 것을 모니터링하는 계획"을 북한이 세웠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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