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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재숙 "뚱뚱하면 게으른 사람? 편견 너무 속상해"

등록 2019.07.24 16: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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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퍼퓸' 열연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대한민국에서 뚱뚱한 여자로 살기란 쉽지 않다. "난 뚱뚱해도 당당해!"라고 아무리 외쳐도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구는 한달에 10㎏ 정도는 금방 뺀다고 하지만, 누구는 다이어트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뚱뚱한 여자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삐쩍 마른 여자들도 조금만 살이 찌면 주위의 시선 탓에 다이어트를 반복하곤 한다.

연예계는 미의 기준에 대한 잣대가 더욱 엄격하다. 특히 여배우들은 살 때문에 울고 웃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이 찌면 '자기관리를 못한다'고 비난 받고, 너무 마르면 '보기 싫다'는 악성댓글에 시달린다.

탤런트 하재숙(40)은 당당하게 외친다. "모태통통족으로 반평생을 살았다. 기적의 향수가 있어도 돌아갈 리즈 시절이 없다"면서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서 지금 삶에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러냈다.

"사실 나는 뚱뚱해서 크게 손해본 적이 없다. 친구들도 든든하다면서 좋아하고, 큰 불편함 없이 살았다. 물론 옷을 산다거나, 여배우들끼리 다이어트 이야기를 할 때는 움추러 들긴 했다. 다이어트가 자기관리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가장 속상하다. '다이어트가 뭐라고 이걸 못하나?'라며 답답해할 수도 있지만,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살지 않느냐. 나도 배우로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사는데, 외모에 가려져 게으른 사람이라는 편견에 부딪치면 너무 속상하다. 내가 진짜 열심히 사는데 이것들이 에휴~."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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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퍼퓸'은 헌신한 가정을 빼앗기고 절망에 빠진 40대 아줌마 '민재희'(하재숙)에서 20대 모델이 된 '민예린'(고원희)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몸과 마음이 병든 천재 디자이너 '서이도'(신성록)의 인생 2회차 로맨스다.

재희는 뛰어난 요리실력에 청소 달인으로서 '일등 주부'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결혼한지 7년째 되는 날 남편에게 이혼 요구를 받는다. 결혼 10주년 기념일에는 바람 피우는 남편을 목격하고 좌절한다. 복수를 계획한 날 이도가 만든 기적의 향수로 인해 모델 민예린으로 변신한다.

하재숙은 무려 4시간씩 특수분장을 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재희는 안아주고 싶은 친구라며 "나도 당연히 비슷한 면이 있다"고 짚었다. "주위에도 결혼 후 완벽한 주부로 살지만, 사랑이 없어지면서 외로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유난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면서 "대사 한 마디 내뱉을 때도 많은 고민을 했다. 자칫 외모적인 문제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서 주의했다"고 털어놓았다.

"'뚱뚱한걸 미화하지 말라'는 반응은 속상했다. "나를 아름답게 봐줄 마음도 없으면서 미화하지 말라고 해 집에서 혼자 욕을 많이 했다"며 "이 역할뿐만 아니라 외모 잣대가 엄격한 연예계에서 일하며 느낀 점이 많다. 재희가 주부들을 대신해서 말하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줘서 감사하다. 주부들이 리얼하게 감정이입을 해 연기하면서 묘한 사명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email protected]

후반부에는 25㎏을 감량하며 아름다운 미모를 뽐냈다. 첫 촬영때부터 인터뷰하는 날까지 "탄수화물은 먹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2인1역을 한 고원희(25)보다 '하재숙이 더 예쁘다'라는 반응도 많았다. "원래 아름다웠는데, 감추고 다녔다고 할까?"라면서 "그런 댓글을 유심히 봤다. 그 동안 미모가 살에 묻혀 있었는데, 나도 사람이라서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굳이 몇 킬로그램 빠졌다고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지인들에게는 '나 장난 아니지?'라고 자랑도 하지만, 뚱뚱했을 때나 살을 뺀 지금이나 나는 똑같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든 많이 나가든 '날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울부짖었는데, 조금 살 뺐다고 까불고 싶지는 않다"며 겸손해했다.

처음 '퍼퓸'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컸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2006)와 비슷한 점이 꽤 많아서 '이미지가 겹치면 어떡하지?' '비교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혹시나 '외모지상주의'로 비춰지지는 않을까도 염려했지만, "신성록씨와 로맨스가 있다고 해 덥석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재희는 이도를 정말 사랑했다. 성록이가 갖고 있는 힘인 것 같다. 연기하면서 '진짜 진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정신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성록이가 정말 잘해서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현장에서 '왜 이렇게 잘해, 짜증나게~'라고 했는데 좋은 자극이 됐다. 키스신 없어서 아쉽지 않느냐고? 개인적인 바람으로 (키스신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이어서 좋았다. 이도와 재희가 당당하게 같이 살고, 서로 자존감이 높아져서 만난 것도 좋았다. 격한 애정신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이도와 포옹신이 꽤 있었는데 마음으로 느껴졌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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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숙은 2000년 뮤지컬 '과거를 묻지 마세요'로 데뷔했다. 2006년 드라마 '연애시대'를 시작으로 '파스타'(2010), '보스를 지켜라'(2011), '미녀의 탄생'(2014~2015), '공항 가는 길'(2016), 영화 '미쓰GO'(감독 박철관·2012), '국가대표2'(감독 김종관·2016),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2019)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중학생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며 "그 때 만든 사인을 지금도 한다. 배우말고는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다"면서도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고민상담도 잘해준다. 라디오 DJ를 꼭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하재숙은 2016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렸다. 취미인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인연을 맺었고, 부부는 강원도에 집을 마련했다. 작품이 없을 때는 항상 강원도에 있다며 "해녀 아주머니들과 수다 떨며 함께 논다. '왜 이렇게 집에 안 오느냐'면서 '남편 바람난다'고 엄청 걱정한다"면서 웃었다. "남편은 전혀 질투하지 않는다"며 "특수분장 탓에 고생해 많이 안쓰러워했다. 주변에서 '살 빼서 남편이 좋아하겠다'고 하는데, 결혼 후 30㎏ 정도 쪘을 때는 타박하지 않았다. 이번에 살을 빼도 크게 좋아하는 것은 없고 내가 만족하니 함께 기뻐해준다"고 행복해했다.

"지금이 전성기라고 하는데 부끄럽다. 다만 지금처럼 좋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할 수 있는 역을 하고 싶다. 다이어트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노력해보려고 한다. 또 살을 찌워야 하는 역은 자신있는 분야니까 믿고 맡겨달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배우 일을 하려고 마음 먹고 사투리를 빨리 고쳤다. 특유의 발음까지 완전히 고쳐서 고향이 대구인줄 모른다. 사투리 쓰는 처절한 아줌마 연기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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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하재숙은 이 세상의 수많은 재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뻔할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 쉽지 않다. 기본이지만 너무 어렵다. 나도 살이 엄청 쪘을 때나, 지금도 날씬함과 거리가 있지만 꾸준히 운동한다. 나를 위해서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건강하려고 산책도 자주 한다. 어떤 모습이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미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다들 건강 생각하면서 하는 말이라며 '살 빼라'고 하는데, 다이어트 곤약 젤리라도 사주면서 말하든가~."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9.07.2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을 연기한 배우 하재숙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9.07.2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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