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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美, 페이스북 '리브라' 반대 움직임 보인 이유는

등록 2019.07.28 13: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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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전세계 사용자 24억명

리브라, 해외송금 수수료 절감 목표…스테이블 코인

미 정부, 기축통화로서의 미 달러화 역할 중시

미 정부, 암호화폐 오남용으로부터 금융시스템 보호

미 의회,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페북 신뢰 못해

페이스북 "우려 충분히 해소 전엔 리브라 출시 안해"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지난해 3월 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2019.06.19.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지난해 3월 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2019.06.19.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 계획을 밝히자,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자금세탁 우려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리브라 등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방침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행위에 이용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암호화폐 업체들도 은행처럼 준법감시(compliance) 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도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페이스북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리브라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상·하원 의원 다수는 거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giant)인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추진과 관련해 신뢰성, 개인정보 보호, 규제 등의 측면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미국 정부·의회가 경계하는 리브라는?

페이스북은 2020년 리브라(Libra) 암호화폐를 발행해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리브라 백서(white paper)를 공개했으며, 상세 내용은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구체화할 예정이다.

리브라는 비트코인을 대체하는 글로벌 디지털화폐를 지향하며, 장기적으로 국가통제를 받지 않는 디지털화폐 발행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24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다. 계열사인 왓츠앱은 15억명, 인스타그램은 10억명이 이용 중이다.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24억명의 은행예금 중 10분의 1을 리브라로 이전해도 적립금이 2조 달러를 초과한다.

리브라는 해외송금 수수료 등 금융비용의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외송금 수수료는 5%대다. 특히 미국 3대 신용카드사는 연간 300억 달러(35조 3700억원) 이상 수수료(거래대금의 0.25%)를 거두고 있다.

리브라는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송금 및 결제에 특화돼 있다. 일반적인 가상통화(비트코인 등)는 수요·공급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나,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의 화폐 또는 상품 등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보장한다.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전자지갑 앱 '칼리브라'의 구현 모습. 2019.06.19.

【멘로파크=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를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할 것으로 내년부터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를 구매해 전자지갑인 '칼리브라(Calibra)'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리브라 송금은 "마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주고 이뤄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사진은 전자지갑 앱 '칼리브라'의 구현 모습. 2019.06.19.

◇미 정부, 기축통화는 미 달러…금융시스템 보호 원칙

미 정부는 기축통화로서의 미 달러화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더불어 미 정부는 암호화폐의 투기적 성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금융사기(fraud)로부터 금융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의 높은 변동성을 지적한 바 있다.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접근성을 확대하는 혁신은 환영하지만, 암호화폐와 관련된 최우선 정책과제는 암호화폐의 오남용으로부터 금융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암호화폐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점을 감안해 G20, 국제자금세탁방지 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 등에서의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 의회 "개인정보 보호 등 페북 신뢰 못해"

미국 의원들은 개인정보 보호, 가짜뉴스 전파 등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논란에  휩싸여 온 페이스북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ion)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페이스북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1년 이상의 조사를 거쳐 최근 50억달러(5조 9225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캐롤린 멀로니 민주당 하원은 "새로운 통화 창출은 민주적으로 책임이 부여된 국가기관에 맡겨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크레이포(Michael Crapo) 상원 은행위원회 의장(공화당)은 "리브라가 자금세탁에 악용되고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계속 진화해 가는 신기술에 기반해 있음에 따라 기존의 규제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오딧세이]美, 페이스북 '리브라' 반대 움직임 보인 이유는

쉐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민주당 상원은 "리브라의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on)의 본부를 스위스에 두는 목적이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암호화폐 관리체제 개발 및 핀테크 혁신과 관련한 미국의 선도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패트릭 투미(Patrick J. Tomey) 공화당 상원은 "리브라의 잠재성이 크므로 초기 단계에서 이를 반대하기보다는 리스크뿐만 아니라 장점도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멕헨리(Patrick T. McHenry) 공화당 상원은 "새로운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금지해서는 안된다"면서도 "페이스북이 이를 추진하는 데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페북 "우려 해소 전엔 리브라 출시 안해"

이러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입장에 페이스북 자회사 '칼리브라(Calibra)'는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리브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칼리브라의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 대표는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저하된 신뢰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알고 있다"며 "미국 내외의 규제기관들과 협력하고, 이들 기관의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기 전에는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리브라 협회의 위치(스위스) 선정에 대해서는 규제회피 목적이 아니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통화의 경우 다수의 국제기구들이 위치한 지역에 본부를 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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