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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원재, 프로 첫골 "나는 뒤가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

등록 2019.07.31 11:13:32수정 2019.07.31 13: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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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북 입단

이용, 박원재 등 베테랑에 가려 출전 못해

"무조건 최선 다한다"

[인터뷰]박원재, 프로 첫골 "나는 뒤가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


【성남=뉴시스】김동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에서 성남F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원재(25)의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그간 좀처럼 누리지 못한 기회가 연이어 찾아오고 있다. 여기에 결승골까지 넣으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새겼다.

성남은 2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3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90분간 공방이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성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펼치던 성남의 최병찬이 오른쪽에 있던 박원재에게 공을 줬다.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 현대 소속이던 박원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성남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임대 이적생이다.

성남은 탄탄한 스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팀의 기반으로 삼고 역습을 추구한다. 양 윙백의 빠른 공수전환과 왕성한 운동량이 필수 요건이다. 팀 컬러에 맞는 선수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올 시즌 초부터 이 부분에 보강 포인트로 뒀지만, 좀처럼 카드가 맞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박원재가 눈에 띄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2017년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과 함께 전북에 입단한 사이드백 자원이다. 왼쪽, 오른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최강희 전 전북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전북의 포지션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다. 왼쪽엔 김진수와 이주용, 오른쪽엔 이용, 최철순 등이 그를 가로막았다. 이름이 같은 베테랑 수비수 박원재(35)도 경쟁자였다. 큰 박원재, 작은 박원재로 분류됐지만, 아무래도 '작은 박원재'의 인지도가 낮았다.

임대는 기회였다. 오자마자 실력을 보여주며 성남의 주전 윙백으로 거듭났다. 경기 전 남기일 성남 감독이 "마치 원래 있던 선수처럼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이날 결승골 외에도 오른쪽과 중앙을 넘나들며 재치 있는 움직임으로 이재원, 공민현 등 2선 공격자원을 지원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탄탄한 기본기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박원재는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골까지 넣어 더 기분이 좋다. 200%, 300% 짜릿하다. 최병찬이 99% 만들어준 골"이라면서 "성남이 준 기회에 응답한 것 같아 기분이 더 좋다"며 웃었다. 이 골은 그의 프로 데뷔 후 첫 득점으로 기록됐다.

성남에 온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없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임채민, 김근배 등 고참급 선수들의 도움으로 적응도 어렵지 않았다"면서 "남 감독님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좋다"고 했다.

[인터뷰]박원재, 프로 첫골 "나는 뒤가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

전북에서 가려졌던 실력이 이제서야 빛을 보려한다. "전북에서 많이 뛰진 못했지만, 그때 1군에서 훈련했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된다. 국가대표 출신 형들에게 배운 점들이 오늘 경기에서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득점으로 당장 인지도에서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열살 터울의 국가대표 출신 '큰원재'를 넘겠다는 각오다.

"전북에선 (큰) 원재 형에게 가려진 게 사실이다. 포털 사이트에 이름을 쳤을때도 원재 형이 먼저 나왔다. 내 소개를 하면 사람들이 '84년생이냐'고 묻곤 했다"면서 "항상 (큰) 원재 형 영상만 있었는데 내 골 영상도 추가돼 기분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면서도 "원재 형이 '하던대로만 하면 잘할 것'이라고 조언도 해줬다. 늘 고마운 형"이라고 했다.

남 감독은 신뢰와 기회를 주고 있다. 박원재는 "몸상태가 100%가 아님에도 감독님이 믿어줬다"면서 "어느 팀에서든 기회를 받으면 간절하게 임해야 한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팀원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머리에 항상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뒤가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라면서 "성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성남은 다음달 4일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른다. 인천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북 출신 명준재, 장윤호를 임대해왔다. 임대는 아니지만, 전북 출신의 수비수 이재성도 있다.

명준재와 친하다는 박원재는 "각자 임대를 떠날 때,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면서 "친하긴 하지만 꼭 이기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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