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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관리 안하고 혁신학교 늘리기에만 올인…송정중 통폐합 논란

등록 2019.07.31 18: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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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혁신학교 지정해놓고 1년 만에 통폐합 결정

"명칭·내용 유사한 혁신학교 모델만 늘려" 비판↑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마곡2중(가칭) 예비혁신 반대 추진위원회와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마곡중 혁신학교 반대 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마곡2중 예비 혁신 반대 합의 서한서'를 전달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마곡 지구 내에 서울형 혁신학교인 마곡중이 2015년 개교한 상태에서 마곡2중(가칭)도 혁신중학교로 2020년에 개교할 경우 마곡지구의 학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아이들의 기초학력이 보장되는 일반 중학교 개교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019.07.23.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마곡2중(가칭) 예비혁신 반대 추진위원회와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마곡중 혁신학교 반대 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마곡2중 예비 혁신 반대 합의 서한서'를 전달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마곡 지구 내에 서울형 혁신학교인 마곡중이 2015년 개교한 상태에서 마곡2중(가칭)도 혁신중학교로 2020년에 개교할 경우 마곡지구의 학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아이들의 기초학력이 보장되는 일반 중학교 개교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019.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거점 혁신학교인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학교를 1년만에 통폐합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미래학교라는 새로운 학교 모델을 내세워 혁신학교를 양산에만 올인하고 사후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로 9년째 혁신학교로 운영 중인 서울 강서구 송정중학교는 지난 1월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선정됐다. 혁신미래자치학교는 성과가 좋은 혁신학교 일부 8곳을 뽑아 인사·행정 등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학교다. 교사 충원이나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주는 등 혜택도 부여한다.

송정중 학생·학부모들은 지역 역점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학교가 앞으로도 존속하고 지원받을 수 있다고 믿었지만 만 1년 만에 폐교 통보를 받았다. 내년 3월 가칭 마곡신도시에 들어서는 마곡2중을 개교하기 위해 송정중과 공진중, 염강초 3개교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마곡2중으로 통폐합되면 그동안 송정중이 혁신미래자치학교로서 받았던 혜택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1년 만에 학교가 없어져 사업이 종료된 셈이다.

서울교육청은 송정중이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되기 3년 전인 2015년에 이미 통폐합 계획을 세웠지만,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서 간 정책 조율이 안 돼 엇박자를 냈다는 얘기다.

이에 송정중 학부모와 교육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송정중학교 폐교를 반대하는 공동대책위원회'(송정중 공대위)는 31일 "송정중 폐교는 상징적 사례의 하나이며, 한국 전체의 학교·교육정책 문제"라며 조희연 교육감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혁신미래자치학교'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1일 '혁신미래학교'라는 새로운 모델을 다시 제시했다. 기술과 접목한 학생 맞춤형 교육 환경을 조성할 학교 7개교를 선정해 학교마다 13억원을 5년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 조성철 대변인은 "혁신학교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는데도 성과를 일반학교에 적용하지는 않고 일부 학교만 선정해 혜택을 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름만 비슷한 각종 혁신학교를 양산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명칭이 서로 유사한 서울교육청 사업은 벌써 ▲혁신학교 ▲미래학교 ▲혁신미래자치학교 ▲혁신미래학교가 그 예다.

학교 수가 가장 많은 서울형 혁신학교는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성, 공동체 교육을 강조하는 학교다. 올해 213개교가 운영 중이고 오는 9월 15개교를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혁신학교는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미래학교는 문용린 전 서울교육감 당시 도입한 사업으로, 이 사업을 수행했던 창덕여중은 이번에 혁신미래학교로 전환된다. 창덕여중은 미래학교로서 ▲ICT 기반 교육활동 ▲미래학습 체제에 부합하는 학교환경 구축 등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혁신미래학교 사업과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조희연표 사업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혁신미래자치학교는 운영 자율성, 혁신미래학교는 재정지원을 통한 환경 조성이 초점이며 서로 다른 사업"이라면서도 "사업 명칭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미래자치학교인 송정중 폐교 논란에 대해서는 "향후에는 부서별 정책현황을 충분히 고려해 역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마곡2중으로 통합된 후 혁신학교로 운영되기를 원한다면 '혁신미래자치학교'를 이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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