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진가 이갑철, 한국의 감흥과 무의식···‘충돌과 반동’

등록 2019.08.01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사진작가 이갑철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더레퍼런스에서 열린 '충돌과 반동' 사진전 및 개정신판 출간 북토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7.3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사진작가 이갑철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더레퍼런스에서 열린 '충돌과 반동' 사진전 및 개정신판 출간 북토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990년 충돌과 반동 작업을 시작했어요. 작업을 지속하다 보니 우리 전통 행사를 만나게 되고 그 작업 속에서 우리(민족) 정신세계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우리 정신적 관점에서 사진을 찍게 됐죠. 처음 찍은 사진이 이번 책 표지예요.”

 선조들의 삶에 어린 정한(情恨)과 신명, 끈질긴 생명력을 찾아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며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 사진가 이갑철(60)의 사진집 ‘충돌과 반동(Conflict and Reaction)’이 18년 만에 개정 신판으로 돌아온다. 

‘충돌과 반동’ 연작은 이갑철 작가가 사라져 가는 우리 사회의 전통과 풍속, 샤머니즘 등을 주관적인 관점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한국적 감흥과 무의식을 끄집어내며 사진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우리 정서 밑바닥을 흐르는 보편적 무형의 형체를 표현, 원시성과 샤머니즘이 두드러지는 그의 사진은 원초적인 생명 충동의 욕망을 보여준다. 이는 바로 한국인의 역동적인 충돌과 반작용의 생생한 생명력이다.

이갑철 '충돌과 반동' 개정신판 스페셜 에디션

이갑철 '충돌과 반동' 개정신판 스페셜 에디션


작가의 사진 중 일부에서는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섬뜩함이나 샤머니즘적인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내 깊은 곳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방법은 그 ‘무엇’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온몸과 마음으로, 느낌으로 사진을 찍어냅니다. 그것은 바로 ‘무의식’과 ‘직관’입니다. ‘무엇’을 표현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쩔 수밖에 없었던 내 마음의 ‘무엇’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데 잘 찾기 어렵습니다. 너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에요.”

이갑철 '충돌과 반동' 개정신판 일반형

이갑철 '충돌과 반동' 개정신판 일반형

개정 신판에는 2002년 출간한 ‘충돌과 반동’에서 선보이지 않은 14점을 추가, 총 80여점을 담았다. 이 작가의 대표작 ‘충돌과 반동’ 연작을 모두 수록했다. 출간을 기념해 작가의 오리지널 사진을 만날 수 있는 ‘충돌과 반동’ 사진전도 서울 종로구 효자동 더레퍼런스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스페이스22 소장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8월 초 출간하는 작품집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집은 스페셜 에디션과 일반형 2종으로 제작했다. 100부 한정으로 제작한 스페셜 에디션은 붉은 양장 사진집과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오리지널 프린트 1점을 박스에 담아 구성했다. 작가가 직접 은염 인화한 작품 ‘해탈을 꿈꾸며2’는 1993년 합천 해인사에서 촬영한 것이다. 성철 큰스님의 다비식이 있던 날, 지붕 위 스님의 조용한 묵상을 카메라에 담은 매우 특별한 사진이다. 이 작품은 정제된 언어로 잔잔한 여운을 덧대는 그의 후기 작업의 복선이 된다.

이갑철 '충돌과 반동'

이갑철 '충돌과 반동'

이갑철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동안 프랑스 에이전시 뷔(VU) 전속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2년 금호미술관 ‘충돌과 반동’ 전시를 마친 뒤 프랑스 남부 몽페리에에서 우리나라 현대사진 10인전을 열었는데, 당시 파리 유학 중인 후배가 “그냥 돌려보내긴 작업이 너무 아깝다”며 프랑스 사진 비평가 크리스티앙 코졸에게 추천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갑철 '충돌과 반동'

이갑철 '충돌과 반동'

“사람이 밥 먹고 숨 쉬며 삶을 살아가듯 나의 사진도 똑같습니다. 시대는 계속 변해가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확장돼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02년에 머물러 있는 책도 선진국의 인쇄나 제본에 비해 부족하지 않도록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자’하고 제작했습니다.”

작가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자랐다. 1984년 신구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경인 미술관 ‘타인의 땅’ 전을 비롯해 2002년 금호미술관 ‘충돌과 반동’, 2007년 한미사진미술관 ‘에너지, 기(Energy, 氣)’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2000년 미국 휴스턴 ‘포토페스트 2000’, 2005년 프랑스 ‘파리 포토’, 2016년 독일 외 ‘이미징 코리아_사람, 땅 그리고 시간의 저편’ 등에 참여하는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이갑철 '충돌과 반동'

이갑철 '충돌과 반동'

전시는 8월 11일까지. 스페이스22와 이안북스가 출간하고, 전시는 스페이스22와 더레퍼런스가 기획했다.

192쪽, 일반형 6만원, 스페셜 에디션 50만원. 일반형 사진집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스페셜 에디션은 더레퍼런스에서 구입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