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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각의 결정에 격앙된 與, 지소미아 재검토 시사

등록 2019.08.02 12: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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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상대책 연석회의 열어 日각의 결정 대응 논의

이해찬 "지소미아 의미 있나? 다시 생각할 것"

이인영 "지소미아 유의미성에 우리 당도 의문"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0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우리나라를 수출 관리 우대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키로 하자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당 일각에서 폐기론이 제기돼 왔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 결정이 전해지자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를 열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로부터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이웃나라로 규정한 이상 우리도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지소미아를 통해 양국간 신뢰를 바탕으로 각국이 갖고 있는 한반도 중심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관계를 맺어왔는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면 군사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소미아는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일본 정부의 발표를 보니까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런 신뢰 없는 관계를 갖고서 과연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겠다"고 재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에 대해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한 바 있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당내에서 제기된 지소미아 폐기론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됐는데 일본이 결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하자 지소미아 폐기 검토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지소미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간 2급 이하 군사비밀을 미국을 거치지 않고 공유토록 한 협정이다.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양국이 맺은 첫 군사협정으로 박근혜 정부가 북핵 위협이 고조되던 2016년 11월23일 체결했다.

양국은 매년 8월을 기한으로 협상을 통해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어느 한쪽이 파기를 원하면 만기 90일 전에 상대에게 통보해야 하는데 올해는 8월24일이 만기다.

이 대표는 "의미 있는 일을 해야지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해 할 생각은 없다"며 지소미아 재검토 의사를 거듭 밝히고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지소미아에 대한 실천적 유의미성에 대해서도 우리 당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경제 한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모든 역량과 수단방법을 총동원해 대처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널리 알려서 세계인의 입으로 아베 행위가 규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을 위한 예산 2730억원이 포함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당초 합의 시한이던 이달 1일을 넘겨 현재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제 비상 상황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행위와 이유로 추경 처리를 약속 지키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분노를 불러온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한국당에 표명한다"면서 "더 늦기 전에 한일 경제대전에 꼭 필요한 실탄을 우리 정부가 즉각 장전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0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지소미아 폐기를 공공연히 주장해 오던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위원장도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경제분야에서는 일본도 감당하기 어려운 능동적인 조치를 시작해야 하고 외교·안보 등 비경제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그 의미가 없어진 관계와 틀을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일본이 초래한 매우 불편한 관계를 감당해야 할 수 밖에 없다"며 지소미아 폐기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아베 총리 한 사람 떄문에 왜 양국 기업과 국민이 고통을 받아야 하냐. 왜 세계 평화와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파괴돼야 하냐"며 "(아베 총리는)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혜영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은 "오늘 일본은 오랜 우방국가인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극히 일방적·적대적 조치를 강행함으로써 원만한 해결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했다"며 "역사적 과오를 털어내고 국제사회의 존경받는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내던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우방에 대한 선의로 간직했던 관용과 인내는 일본의 일방 조치로 인해 무의미해졌다. 주권국가에 대한 부당한 도전에는 상응하는 조치가 따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지소미아 폐기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던 당 지도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계기로 재검토 입장을 내비치면서 여당 내에서는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폐기론과 관련해 "일본이 한국을 안보협력국으로 본다면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은 사실상 안보 협력을 원치 않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지소미아 유지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최종 조율도 해야 하고 아직 (만기일까지) 시간이 있기 떄문에 검토해 봐야겠지만 부정적 기류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러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연석회의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조치와 관련한 피해 대책 및 부품·소재 산업 단기 대책을 민주당에 보고했으며 이날 오후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대책을 확정 발표키로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연석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단기 공급 안정화, 인·허가 기간 단축, 인력운용 및 시설 신·증설 지원과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피해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만기 연장과 유동성 공급 확대 등 금융 지원 등의 단기지원 대책을 오늘 오후 관계자 회의를 거쳐 경제부총리가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장기 종합대책은 오는 4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거쳐 다음주 초에 정부가 종합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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