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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장학금 운영

등록 2019.08.13 16: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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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기부 한 어르신 뜻 지역 사회 동참해 장학기금 4배 성장

【서울=뉴시스】 황금자 장학생, 노현송 구청장. 2019.08.13. (사진=강서구 제공)

【서울=뉴시스】 황금자 장학생, 노현송 구청장. 2019.08.13. (사진=강서구 제공)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강서구는 광복절을 맞이해 15일부터 고(故) 황금자 5주기(2014년 소천)를 기리고자 한달간 '구민한마음장학금'을 집중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황금자씨는 13살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 유리공장으로 끌려갔으며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황씨는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지만 가정을 꾸리지 못했으며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로 삼고 키웠지만 10살 때 죽는 바람에 다시 혼자가 됐다.

이후 황씨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강서구 소재 임대 아파트에 살며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았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을 쓰지 않고 모았다.
 
황씨는 평생 모은 돈을 3회에 걸쳐 강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그는 2014년 숨을 거두며 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기부금은 1억7000만원이다.

구는 청소년을 향한 황씨의 마음을 기리고자 전체 장학생 중 매해 1~4명을 선정해 황금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지급된 황금자 장학금은 대학생 34명에게 지급됐다. 강서구장학회는 황씨의 뜻을 전달하고자 장학금 취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하며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은 주민기부자도 늘고 있다. 강서구장학회 장학기금은 2006년 황금자 할머니의 첫 기부 당시 4억원에서 현재 26억원으로 늘었다. 지원받은 학생도 매년 50명에서 올해 98명으로 늘었다.
 
강서구장학회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자 강서의 인재는 강서인의 힘으로 키우자는 선발 취지에 따라 월 1만원을 기부하는 구민한마음장학금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탁 희망자는 가까운 강서구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재)강서구장학회(02-2600-6917)로 문의하면 된다. 기부된 장학금은 지역 학생들의 학비로 쓰인다.

황씨 양아들인 강서구청 김정환 팀장은 "벌써 34명의 학생들이 할머니 이름으로 장학금을 받게 됐다"며 "최근 기사를 보니 피해 어르신들이 20분만 남았다는 소식과 살아생전 할머님께서 걱정하신 배상, 사과 그러한 부분들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아쉽게도 우리 강서구에는 평화의 소녀상은 없다. 현재 시민단체에서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황금자 할머니의 기부로 성장하게 된 장학금을 통해 대학생과 지역 주민들의 가슴에 소녀상을 만들고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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