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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원정대' 실종대원 유해 귀국…"10년의 등반 종료"

등록 2019.08.17 08: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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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종성·민준영, 2009년 등반중 실종

히말라야 '직지루트' 등반로 개척목적

최근 시신 상태로 발견…실종 10년만

유해 17일 오전 6시께 인천공항 도착

유족 등 두 대원 사진·유해 들고 귀국

운구 모습에 입국장의 시민들도 숙연

"10년만의 귀국…이제야 등반 마무리"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고(故) 박종성 대원의 형 종훈씨(왼쪽부터), 최인배 한국산악구조대 부대장, 고(故) 민준영 대원의 동생 규형씨가 10년 전 히말라야에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실종됐던 고(故) 민준영, 박종성 대원의 유골을 들고 귀국하고 있다. 2019.08.17.  bluesod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고(故) 박종성 대원의 형 종훈씨(왼쪽부터), 최인배 한국산악구조대 부대장, 고(故) 민준영 대원의 동생 규형씨가 10년 전 히말라야에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실종됐던 고(故) 민준영, 박종성 대원의 유골을 들고 귀국하고 있다. 2019.08.17.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홍찬선 기자 = 지난 2009년 히말라야 '직지루트'를 개발하기 위해 안나푸르나로 떠났다가 실종된 故 박종성(당시 42세), 민준영(당시 36세) 직지원정대 대원의 유해가 10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두 대원의 유해를 수습한 유가족과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 최인배 한국산악구조대 부대장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대한항공 KE696편을 타고 17일 오전 6시18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은색 상복 차림의 유족들은 두 대원이 등반 중 함께 찍은 사진과 유해를 들고 입국장으로 들어왔다. 이 모습을 지켜본 입국장 시민들은 잠시 숙연한 모습으로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두 대원을 환영하기도 했다. 

이날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10년 만에 돌아온 두대원의 등반을 마무리해야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우리는 늘 (두대원과) 함께 했었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원들은 10년간 히말라야의 차가운 비바람과 기우를 온몸으로 담아냈다"며 "그동안 친구들은 가족들을 그리워하면서 히말라야에서 잠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두 대원을 청주로 모셔 산악인 그리고 동료, 시민들과 잠시 만남의 시간을 갖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편안한 시간을 가지며 10년간의 등반을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장은 10년 만에 발견된 두 대원의 시신 상태에 대해서 "우리 친구들은 자연의 비 바람을 맞은 상태에서 (10년 전)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옷을 입고 있었다"며 "히말라야 비바람과 함께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 어둠 속에서 소산 했다"고 강조했다.
 
【청주=뉴시스】민준영(오른쪽)·박종성 직지원정대원의 생전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민준영(오른쪽)·박종성 직지원정대원의 생전 모습.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박 전 대장은 히말라야에서 잠들고 싶었을 두 대원을 국내로 운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산악인은 설산 속에서 묻히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그곳에 놓겠다는 의미이지 내 육신까지 그곳에 놓겠다는 의미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친구들은 10년 만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지만,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약 100여명의 한국 산악인들은 설원 어디엔가 누워있다"면서 "이번을 기회를 계기로 그분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셔 감사하고 긴 시간이었지만 (두 대원이)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이제는 따뜻한 고향에서 부모님 품에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등반을 마무리한 두대원이 가진 알파인 정신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지 생각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산악인 그리고 두 대원에게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故 박종성, 민준영 대원은 지난 2009년 9월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6441m)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직지원정대는 두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차례 히운출리를 찾았으나 번번이 실패했고 10년이 지나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두 대원의 마지막 교신 지점에서 아래로 32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 됐다.

한편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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