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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드 알바생 다리 절단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

등록 2019.08.19 13: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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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끼인 채 10m 끌려가…다리 접합 수술 실패

열차 출발한 뒤 뛰어내리기 일쑤…'인재' 무게

이월드, 입장문 내어 "깊은 위로, 필요한 지원할 것"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지난 16일 대구의 대표적 놀이공원인 이월드에서 알바생이 한 쪽 다리를 잃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알바생 A(22)씨는 군대를 전역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이월드 5개월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사고를 놓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예고된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리 끼인 채 10m 끌려가…다리 접합 수술 실패

 지난 16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 A(22)씨는 놀이기구인 '허리케인'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허리케인은 고공에서 360도로 빠르게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다.

탑승객이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확인한 뒤 놀이기구를 작동시키는 게 A씨의 주된 업무였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50분께 업무 교대를 하러 온 1년 6개월 경력의 알바생 B(25)씨와 함께 일하던 중 변을 당했다. A씨의 오른쪽 다리가 롤러코스터에 끼인 채 10m가량 이동한 것이다.

놀이기구에 끌려가던 A씨는 오른쪽 무릎 아래 다리가 잘린 채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롤러코스터가 한 바퀴를 다 돌고 승강장에 도착한 뒤에서야 발견됐다. 당시 롤러코스터에는 20명이 타고 있었다.

A씨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리 접합수술에는 실패했다. 이 사고의 여파로 1994년 준공한 허리케인은 무기한 운행이 중단됐다.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19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 내 허리케인 놀이기구 앞에 운행중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2019.08.19. soso@newsis.com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19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 내 허리케인 놀이기구 앞에 운행중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email protected]


◇열차 출발한 뒤 뛰어내리기 일쑤…'인재' 무게

경찰은 이 사고가 관행처럼 이어져 온 인재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맨 마지막 열차 칸에 서 있다가 롤러코스터가 출발하면 승강장에 뛰어내려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더구나 2명이 한 조로 근무를 할 때는 한 명이 안전장비 확인 후 승강장에 내리면 또 다른 한 명이 롤러코스터를 출발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날은 롤러코스터가 한 바퀴를 돌고 승강장에 도착한 뒤 사고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월드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안전관리운영매뉴얼을 토대로 B씨 등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여부도 확인한다.

경찰 관계자는 "놀이기구 운영팀장과 매니저 등 이월드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하고 있다"면서 "A씨가 어느 정도 회복해야 본격적인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19일 오후 1시께 사고가 난 놀이기구를 정밀감식한다. 기계적 결함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이월드, 입장문 통해 "깊은 위로, 필요한 지원할 것"

이와 관련해 이월드 측은 이날 '이월드 허리케인 기종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입장문을 대표이사 명의로 냈다.

이월드는 입장문에서 "이월드 내 놀이시설 허리케인에서 기종을 운영하던 저희 직원 A씨의 다리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다친 직원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월드 직원들이 24시간 교대로 병원에서 대기하며 치료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충분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놀이기구들의 안전점검을 다시 하고 안전 규정에 대한 보강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도록 하겠다"면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향후 대책은 물론 개선방안을 수립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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