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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글로벌 금융시장 '꼬리위험' 커져…韓 대응능력 충분"(종합)

등록 2019.08.20 08: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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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재부 1차관, 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

"우리 경제 과도히 반응한 측면…위기와 거리 멀어"

"대외건전성 양호…기업·은행 해외 자금 조달 원활"

"시장 상황 따라 신속·과감 대처…외환시장에 경각심"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회의실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회의실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장서우 이승재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일 "최근 단기적으로 글로벌 차원의 악재가 중첩되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과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고려할 때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67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꼬리위험'(tail risk: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이 커지면서 우리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대(對)중 추가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과 더불어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미·중 무역 협상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미국에선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전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커졌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에서의 정정 불안, 미 연준(Fed)의 금리 결정,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한 불확실성 등도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김 차관은 "우리 증시는 그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과열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전반적 경제 상황 역시 금융 시장이 과도히 반응할 만한 실물 경제나 금융 시스템 차원의 위기와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정부를 비롯한 경제 주체 모두가 지나친 불안 심리의 확산을 경계하며 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지나친 낙관은 위기 대응에 부족함을 초래하지만, 과도한 불안은 자기실현적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차관은 대외 충격에 대비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기초적 안전망과 대외신인도가 견고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화보유액, 순대외채권,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대외건전성의 모든 측면이 양호해 대외 충격에 대한 충분한 대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최근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한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기업·은행들의 해외자금 조달도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막힘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물 경제 차원에선 미·중 무역 갈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3으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악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에도 글로벌 차원에서의 가격 조정 등으로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이 중첩되면서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김 차관은 "친환경 차,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유망 품목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 시장에서도 "30~40대와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10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회의실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회의실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정부는 금융 시장과 더불어 실물 경제의 동향을 엄중히 살피고 향후 리스크 요인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정부는 금융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른 다양한 가용 수단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해 신속하고 과감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라며 "과도한 쏠림 등에 의한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실물 경제 회복을 위해선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물론 민간·민자·공공 투자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고 수출 기업 지원 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광주, 구미, 강원에 이어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건설 산업 활력 제고 방안에 이어 수출 활성화 대책, 추석 민생 안정 대책 등도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김 차관은 "조속한 원상회복을 촉구함과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입을 수 있는 당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우리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세제·재정 지원 방안들을 촘촘하고 꾸준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엔 김 차관과 함께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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