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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찾은 文대통령, '극일-지역경제' 두마리 토끼 잡기

등록 2019.08.20 16: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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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주 효성첨단소재 방문해 1조원 투자 격려

투자·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의지 밝혀

'꿈의 첨단소재' 탄소섬유 국산화 중요성도 강조

익산 방문해 식품업체 하림 신규 투자 계획 확인

전북 방문, 제조업 부진 따른 경제 타격 고려한 듯

【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으로 공장 증설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다. 2019.08.20.  photo1006@newsis.com

【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으로 공장 증설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북을 방문해 지역에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소재 국산화를 응원한다는 성격도 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전주 효성첨단소재 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전주는 정부가 탄소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탄소소재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10배나 높아 '꿈의 첨단소재'로 불린다. 수소차의 핵심 소재이고 풍력발전, 방산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되고 있어 계속 수요가 늘고 있다. 2015년 30조원 수준이었던 탄소섬유와 복합소재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5년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1개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10개 2만4000t까지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2조15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68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직접고용 2300명을 포함해 1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효성의 투자 결정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탄소섬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8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예타 면제'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라북도와 전주시도 증설 투자에 따른 보조금 지원, 인허가 신속 지원,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탄소섬유는 미래 핵심 소재로 꼽히지만 대일(對日) 의존도가 매우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도레이 등 일본 기업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할 경우 가장 타격이 큰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탄소섬유가 플라스틱 저장용기를 감아서 성형하는 수소저장용기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2019.08.20.  photo1006@newsis.com

【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탄소섬유가 플라스틱 저장용기를 감아서 성형하는 수소저장용기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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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소재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 분야에서 우리는 후발 주자"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술을 개발해 왔지만 아직 경쟁력이 뒤진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행히 2011년 효성이 마침내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 첫 양산을 시작했다"며 "효성의 담대한 도전과 과감한 실행을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탄소섬유는 미래 신산업의 뿌리에 해당하는 핵심 첨단소재다. 뿌리가 튼튼해야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효성은 1966년 창업 이래 기술독립을 추구하며 한 우물 파온 소재 전문 기업"이라며 "경영진 70%가 공학 전공 엔지니어 출신이다. 한마디로 엔지니어가 모여서 엔지니어가 경영하는 기술 중심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조 회장은 "저를 비롯한 모든 효성 임직원들은 세계 최고의 소재강국  대한민국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며 "그리고 이곳 전주를 세계 최고의 탄소산업 메카로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공언했다.

이날 전주 방문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호승 경제수석,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등 정부와 청와대의 핵심 경제 라인이 총출동했다.

【익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북 익산 하림 익산공장에서 열린 식품산업 활성화 기업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9.08.20.  photo1006@newsis.com

【익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북 익산 하림 익산공장에서 열린 식품산업 활성화 기업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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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측에서는 조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 황정모 효성첨단소재 대표 등이 참석했고, 송하진 전북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북 익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식품 전문기업 하림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식품 생산기업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하림은 전북 지역에 2024년까지 88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2000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림 푸드 트라이앵글(Harim Food Triangle)'이라는 이름의 이번 투자 계획은 익산 지역에 도계가공시설, 종합식품단지, 최첨단 육가공 공장을 건립해 농식품 산업을 고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하림은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34개) 중 유일하게 지방 중소도시에 본사를 확장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 전북은 이번 투자가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 사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또 다른 농생명 식품기업의 투자를 촉발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하림의 투자 계획을 듣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하림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하림은 인구 30만명이 안 되는 익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며 "수도권 집중화 속에서 오히려 지역 소도시에 있는 본사를 확장하며 국가균형발전에 새로운 모범이 되어 줬다"고 평가했다.

【익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북 익산 하림 익산공장에서 열린 식품산업 활성화 기업 현장방문 행사를 마친 후 생산 공정 노동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20.  photo1006@newsis.com

【익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북 익산 하림 익산공장에서 열린 식품산업 활성화 기업 현장방문 행사를 마친 후 생산 공정 노동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이어 "어려운 시기 전북의 중점산업인 식품산업에 민간기업이 과감한 선제 투자를 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 식품산업 더 나가 대한민국 경제가  이곳 익산에서부터 다시 활력을 되찾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기업을 격려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응원하기 위해 전주를 찾았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지역 행보는 일본의 수출 규제, 글로벌 경제 불안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북은 최근 제조업 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5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지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 GM 공장이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문 대통령의 전북 방문은 최근 지역 정치 상황과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정치권의 관심도 받았다. 전북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지역이다. 현재 지역 의석 6개 중 민주당 소속은 1석 뿐이다. 하지만 최근 민주평화당이 집단 탈당 사태로 분열되면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총선 등 정치 일정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문 대통령의 방문은 탄소섬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함"이라며 "이와 관련한 정무적 배려는 없었다고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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