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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논란에 민심 이반 확산…與 내부도 긴장감 고조

등록 2019.08.21 15: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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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학부모 비롯 민심 악화에 당내 우려 커져

"딸 의혹 해명 못하면 최악의 상황…결단 불가피"

"사노맹 전력과 사모펀드 논란 때와 달리 위험해"

"국민 정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시 문제"

"조국 낙마 시 문재인 정권 상당한 타격 불가피"

"소나기 맞더라도 청문회 가서 최대한 의혹 해소"

대외적으론 "권력과 지위 활용한 압력 행사 없어"

"기분 나쁠 순 있지만 결격사유는 아니다" 엄호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점차 위기감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등재 논란이 큰 파장을 일으킴에 따라 청년층과 학부모의 민심 이반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조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고 밝혀진 불법·부정도 없는 만큼 법무장관으로서 결격 사유는 아니라는 게 당내 대체적인 기류이지만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 지역구에서 3시간 땀 흘리면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민심이) 심각하다. 저도 지금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조 후보자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 위원은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이라며 "민감하고 예민한 이슈가 교육 문제인데 우리 국민들이 결코 양보하지 못하는 기회의 평등 문제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길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보다 개혁적, 원칙적, 진보적 학자로 인식된 조 후보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자녀들의 특목고 졸업과 대학·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우리나라 일부 상위계층이 보여주는 일반적 행태를 보여준 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이에 대한 후보자의 진솔한 해명과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번의 낙제에도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아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고등학교 재학 시절 2주간 인턴활동으로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되고 이 논문을 활용해 대학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아가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와 고려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까지 단 한 번의 필기시험도 보지 않고 진학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이에 민심 이탈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의원들 사이에서 조 후보자의 적극적인 해명과 모종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전력과 사모펀드 논란 때까지만 해도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겠다고 자신했는데 조 후보자 딸 관련 논란이 터지면서 자칫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송기헌 간사, 김종민, 이철희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8.2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송기헌 간사, 김종민, 이철희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다른 의원은 "하필이면 우리 국민 정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인 입시 문제가 터져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민심 악화가 여론조사 결과로 드러난다면 당 지도부도 이런저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민주당은 이날도 대외적으로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철통 엄호를 지속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악화되는 여론을 어떻게 되돌릴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조 후보자 청문회에 청문위원으로 나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방어막을 쳤다.

김종민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문제에 대해 누구나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자기 노력이 아니라 부당한 방법이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로 특혜나 특별한 대우를 받은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해당 교수가 학생에게 특별한 교육적 배려를 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의원은 "조 후보자가 (과거에) 했던 특목고 이야기와 (딸의 외고 진학이) 맞지 않다고 지적할 수 있다. 조 후보자를 평가할 때 그동안 본인이 했던 말과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후보자가 권력과 지위를 활용해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 기분이 나쁠 수는 있지만 결격사유로 해석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에 의원총회도 개최한다. 자유한국당이 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와 관련해 당은 후퇴가 불가능하다. 조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레임덕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권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소나기를 맞더라도 일단 청문회까지는 가서 최대한 의혹을 해소하는 수 밖에 없다. 지금은 먼지가 뿌옇게 끼어 있지만 먼지가 사라지고 나면 보이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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