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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허위정보 온상…정치적 편향성 심화"

등록 2019.08.21 19: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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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튜브와 정치 편향성, 그리고 저널리즘의 위기' 기획세미나에서 박주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발제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2019.08.2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튜브와 정치 편향성, 그리고 저널리즘의 위기' 기획세미나에서 박주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발제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2019.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유튜브 뉴스 채널 대다수가 정치적으로 편향성을 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는 한국심리학회와 공동으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튜브와 정치 편향성, 그리고 저널리즘의 위기'를 주제로 기획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유튜브와 허위 정보'를 주제로 발표한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국내에는 532개 정치 뉴스 채널이 있다. 전통미디어 사업자들뿐 아니라 정치인과 정당이 홍보채널로 사용하고 있다"며 "편향적 보도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미디어가 신뢰도는 낮아졌지만, 객관성·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유튜브에선 그런 부분들을 무시하고 극단적 편향성을 유지하는 채널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와 '조회수' 등에 따라 수익이 발생한다. 실제로 인기있는 유튜브 채널 하나의 매출이 지상파 방송사 매출에 버금갈 정도다.

이 교수는 "얼마전 MBC 노동조합에서도 '임직원 1700명의 지상파 방송사가 6살 이보람양의 유튜브 방송과 광고 매출이 비슷해졌으니 이건 MBC의 생존 위기'라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며 "유튜브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교수는 유튜브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가 여과되지 않은 내용, 직접적인 소통, 민주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가 허위정보의 온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측면이 너무 크다. 정치적 편향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로이터가 38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일주일간 유튜브 뉴스 관련 동영상 시청 경험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40% 정도로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 터키, 2위 대만, 3위 멕시코 다음으로 많았다.

다만, 이 가운데 55%는 가짜뉴스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은 59%에 달했다. 가짜뉴스가 교묘하게 나오고 있고, 실제 뉴스처럼 제공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그렇다면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는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왜 믿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유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채널을 찾으려고 하고, 계속 보면 확증편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허위정보 온상…정치적 편향성 심화"

또 이 교수는 "허위정보라고 판단되는 정보를 접촉한 경로를 물어봤더니, 유튜브가 19% 제일 높게 나왔다. 허위정보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경로 또한 21%가 유튜브라고 대답했다"며 "유튜브가 허위정보 유통 경로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회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 가짜뉴스 관련 법안의 핵심 내용은 가짜뉴스 유통 방지 책임자 지정, 가짜뉴스 상시모니터링 의무 부과, 가짜뉴스 삭제 의무화, 의무 불이행 시 제재 등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런 법안의 문제점은 가짜뉴스의 범위가 너무 모호하다는 것"이라며 "허위정보를 어떻게 정의할지, 누가 허위정보를 판단할지, 과잉규제는 아닌지, 표현의 자유 침해는 아닌지, 정부가 규제하는 게 적절한지 등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팩트 체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에서는 비영리 단체가 팩트체크를 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해) 비판이 가해진다면 정제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최홍규 EBS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유튜브 추천 콘텐츠와 확증 편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유튜브 전체 트래픽의 70%가 추천시스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누적된 시청 시간이 음모론적 허위정보나 자극적인 콘텐츠의 영상에 대한 추천을 늘린다는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인을 대상으로 유튜브 콘텐츠 추천 효과에 대한 실험을 해봤더니, 추천시스템을 많이 이용할 수록 추천시스템이 편파적이지 않고 내 생각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최근 유튜브는 전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40대까지의 시청시간 비중은 68%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 기준 3%에 불과했던 60대 비중은 4년 만에 11%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짜뉴스 유통, 필터버블과 확증편향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알고리즘 시대, 큐레이션 기반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정책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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