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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대표, 2심도 집행유예

등록 2019.08.22 11: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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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 정비업체·서울메트로 전 대표 2심

지난해 6월 1심 선고…검찰·피고인 모두 항소

법원 양측 항소 기각…은성PSD 전 대표 집유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군이 숨진 지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27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19.05.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군이 숨진 지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27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19.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3년 전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김모(당시 19세)군이 열차에 끼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 2심 재판부가 책임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22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유남근)는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 은성PSD 이모(65) 전 대표와 서울메트로 이정원(55) 전 대표 등 9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정원 전 대표 등 서울메트로 임직원 4명(2명 무죄)과 구의역 역무원 2명도 일부 유죄가 인정돼 각각 500만~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정원 전 대표에게 검찰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많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혼자 수리업무 진행 사실을 밝히지 않고 들어간 과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2인1조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등 서울메트로와 은성 PSD 측의 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위험이 현실화됐으므로 피고인들 항소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항소에 대해서도 "검찰의 항소이유서는 처벌법규를 근거없이 확대한 것"이라며 "검찰 측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주의 의무와 이 사고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비용증가를 감수하고 필요한 인원을 투입해야 함에도 요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사건 원인 중 하나"이나 "안전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하지 않은 점, 또 사고발생 위험으로 열차 진행이 지체되면 이를 수용해야 하지만 사회적 현실이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인력 부족 상황을 방치하면서 2인1조가 원칙인 현장에서 1인 작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도록 수리작업반을 편성·운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정원 전 대표 포함 당시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현장 점검 등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성수역·강남역 사고 후에도 제대로 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또 다시 피해자의 사망이 발생했고, 시민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공간에서 인명사고가 재발해 우리 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1심 선고 후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항소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은성PSD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서울메트로 이정원 전 대표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구의역 사고는 2016년 5월28일 발생했다.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PSD 소속 비정규직 직원이었던 김군이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갔다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사고 이후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직원의 작업 안전을 위해 정비직원 수를 146명에서 381명으로 늘렸다. 또 기존 외주에 맡기던 정비 업무를 직영화하고 정비직원을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또 선로 측이 아닌 승강장에서 안전하게 점검과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승강장 안전문의 장애물검지센서도 레이저스캐너 방식의 센서로 교체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사고가 발생한 구의역 9-4 승강장과 대합실 등에는 추모 공간이 조성되는 등 사회적으로 김군을 기리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지난 5월28일에는 청년단체 주도로 3주기 추모제가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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