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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미사일 약속 위반 아냐"…실무협상 군불 때나

등록 2019.08.26 15: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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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 이후 발사에도 "김정은, 약속 어기지 않아"

실무협상 재개 의지 내비쳐…지난주 비건도 "협상 준비돼"

美 유화책에 北 반응 주목…29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주목

【비아리츠=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미일 무역협정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2019.08.26.

【비아리츠=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미일 무역협정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2019.08.26.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북한을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오게 하려는 유화책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조만간 협상장으로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미일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발사체 시험과 관련해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는데,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단거리 미사일을 좋아하지 않는데, 단거리 미사일은 (아베) 신조의 것이고 그의 영토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면전에서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아베 신조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미국이 좋은 관계에 있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북한이 동해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무기 발사시험을 재개했을 때도 "소형 미사일일 뿐"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모두가 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일본이나 미국 정치권과는 결이 전혀 다른 반응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25일 보도했다. 2019.08.25.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25일 보도했다. 2019.08.25.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실험을 과소평가하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우리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며 "이런 면에서 최근에 북한이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건 굉장히 유감"이라고 맞받아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0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5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를 유엔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인식차에도 불구하고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지난 24일에도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4일 오전 6시45분과 7시2분께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고도를 97㎞로 탐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4일 오전 6시45분과 7시2분께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고도를 97㎞로 탐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북미 정상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재개키로 합의했던 비핵화 실무협상의 시기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지난주 방한해 "우리는 북측 카운터파트로부터 소식을 듣는대로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개시를 촉구했다.

미국은 다음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전에 실무협상을 재개한 뒤, 북미 고위급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만나 협상 논의를 이어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2019.06.30.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북한은 오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를 마친 뒤 실무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통치력을 재정비한 이후 미국과의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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