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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 나비같은 날라리로 돌아왔다 "흥으로 노래하는 자아"

등록 2019.08.27 16: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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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 나비같은 날라리로 돌아왔다 "흥으로 노래하는 자아"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사이렌' 이후 1년 만에 공식적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다. '날라리'는 이전 곡들과는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발랄하고 발칙한 밝은 분위기의 곡이다."

선미(27)가 1년 만에 새로운 싱글 '날라리(LALALAY)'로 27일 돌아왔다. 지난 3월 북미와 멕시코 투어 중 영감을 얻어 작업한 선미의 자작곡이다.

선미는 "기존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조금 더 갈 것인지, 변화를 할 것인지는 항상 고민되는 지점이다. 대중성과 아티스트 본인 색깔의 중간점에 있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하고 싶으면 곡을 하나 써서 회사 팀에게 물어 본다. 그런 다음에 다른 분들의 의견을 조합하면, 변화를 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느낌이 온다. '날라리'가 딱 그런 순간이다. 그건 대중 여러분이 판단해 주겠지만 변화에 대해 두렵거나 망설이는 편은 아니다"며 이미지 변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미는 멕시코의 흥을 보며 한국의 흥을 떠올렸고, 이러한 영감이 신곡 '날라리'를 탄생시켰다. "멕시코하면 흥으로 유명한 나라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다들 주위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노래에 심취해 공연과 하나가 되더라. 되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크게 감동 받았다. 이후 공연이 끝나고 침대에 누워서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흥의 민족 아닌가'라는 생각과 '날라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선미, 나비같은 날라리로 돌아왔다 "흥으로 노래하는 자아"


실제로 선미는 북미, 멕시코, 아시아, 유럽, 다시 서울 앙코를 공연까지 세계 18개 지역을 도는 월드투어를 했다. 18개국 월드 투어는 국내 여성 아티스트 최초다. 선미는 "그런 타이틀을 얻은 게 영광스럽다. 처음엔 무서웠다. 심지어 팬미팅 규모가 아니었고, 16곡을 부르는 1시간 반짜리 공연이었다. 그래서 부담감이 막중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투어를 하다 보니 그 걱정이 되게 괜한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색깔, 머리 색깔도 다른 사람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불러 주고, 공연 전에는 다같이 대기하며 제 이름을 불러줬다. 하길 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시야도 넓어진 느낌"이라고 밝혔다.

최초로 유럽에서 공연한 소감도 전했다. 선미는 그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대해 '설명할 단어가 없어 곤란할 정도'라고 말했다. "위험요소가 많다 보니 아티스트들이 유럽은 잘 가려 하지 않는다. 런던 공연에서 유럽분들이 너무 열광해 주셨다.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미쳤다'라는 단어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저라는 한국에서 온 아티스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음악을 하려고 하는지를 잘 이해하더라. 그래서 되게 신기했다. 저의 어떤 점이 유럽 팬들을 매료시켰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돌과 다른 느낌 때문이 아닐까. 제가 보여주는 색깔과 퍼포먼스들을 정말 인상깊게 봐주신 것 같다. 또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날라리'는 흔하디 흔한 사랑 노래가 아니다. '자아'를 이야기한다. "요즘 현대인들이 마음이 많이 아픈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있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저는 그런 게 자아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나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들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고 싶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도 실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충고를 한다기보다, 아픈 걸 내가 알아주고 공감해 준다는 표현하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그런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노래의 메시지는 '날라리' 메시지 티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 선미는 메시지 티저를 처음 시도했다. "나비를 빗대어 메시지를 표현했다. 과거 나를 얽맨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높이 올라가겠다는 뜻을 보여준다. 이건 나의 첫 걸음이 아니고, 첫 움직임이라는 메시지다. 그리고 '나의 향기를 남겨 놓을테니 나의 향기를 맡고 나를 따라와 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있다. 나비를 상상하며 썼다"고 설명했다.

나비는 이번 곡 '날라리'를 표현한다. "단순히 '날라리'가 제목이다 보니, 날아다니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풍물놀이에서도 상모를 돌리고 하지 않나. 그런 몸짓들에서 나비가 떠올랐다. 이런 걸 형상화 해 나비같은 춤을 추면 어떨까 생각했다. 나비는 때를 지어서 다니지 않고, 단독 행동을 한다. 항상 먼저 앞서거나 혼자 유유히 다닌다. 제 앞으로의 방향성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비를 메타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선미, 나비같은 날라리로 돌아왔다 "흥으로 노래하는 자아"


 '날라리'는 선미가 작사하고, 미니앨범 '워닝'을 공동 작업하면서 호흡을 맞춘 작곡가 프란츠와 공동 작곡했다. 곡 전반을 주도하는 댄스홀과 라틴풍의 이국적인 사운드 위로 거침없이 쏟아지는 시원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선미는 공동작곡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SNS에 이어 재차 견해를 밝혔다. "'사이렌' 때도 프란츠와 공동 작업했다. SNS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공동작업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일반적인 거다. 트랙, 타임라인, 멜로디, 가사 여러 부분에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저는 이 작업들이 되게 분업화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음악 시장이 되게 빠르게 변하지 않나. 트렌드를 앞서가려면 분업화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아이돌이니까 이름만 얹었을 거다, 숟가락만 올렸을 거다'라고 하는 말이 속상하더라"고 했다.

'날라리'는 강렬하게 인트로를 압도하는 태평소 가락을 전면에 내세워 한국만의 '바이브'를 믹스매치했다. "영감이 떠오르고 날라리를 검색해 봤더니 풍물놀이에서 태평소를 '날라리'라고 부르더라. 그때 '너의 다음 곡은 날라리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바로 프란츠 작곡가님한테 '오빠, 우리 다음 곡 태평소 비트 어떻겠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선미는 월드투어와 이번 활동을 위해 8㎏을 증량했다. '주인공' 활동 당시 39㎏까지 살이 빠지기도 했다. "'아,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1시간 반짜리 무대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증량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운동도 했다. 사실, 도움이 제일 많이 된 건 동생이다. 동생이 투어 내내 함께 했다. 일부러 같은 방을 사용했다. 동생 밥을 먹여야 하다 보니 저도 같이 먹게 되더라. 증량의 비법은 동생"이라고 공개했다. 선미는 25, 23세 남동생이 둘 있다.

선미의 팬클럽 '미야네'는 선미의 음악 세계를 '선미팝'이라고 부른다. "제가 '사이렌' 활동 때부터 '선미라는 장르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래서 우리 팬들이 '선미팝'이라는 말을 만들어줬다. 아직은 제가 '선미팝'이라는 장르를 구축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의 음악을 계속하면서 저의 색깔을 담아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단순히 걸크러시, 파워풀한 여성을 떠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신선하고 새롭다고 반응해 주는 것 같다. '날라리'는 물론 '사이렌'에서도 다양한 감정들을 쏟아내며, 예쁘지 않은 컷들이 포함됐다. 저는 그런 걸 가감없이 보여준다. 예쁜 척, 귀여운 척만 보여주는 게 아니고 '저거는 아닌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재밌고 신선하고 색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미, 나비같은 날라리로 돌아왔다 "흥으로 노래하는 자아"

무대에서 LGBTQ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몸에 두르고, SNS를 통해 LGBT를 지지하는 행동을 여러 차례 해왔다. "공연을 가면 LGBT 팬들이 정말 많다. LGBT 팬들은 해외 아티스트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다. 사람들이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평등하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평등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뭔가 도의적으로 잘못한 게 없고 떳떳하다면, 내가 다른 신념을 가지고 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LGBT 지지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이날 신곡과 함께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뮤직비디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마지막 부분의 나비 형상 군무라고 답했다. "이번에도 뮤직비디오 촬영을 룸펜스 감독님과 진행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아까 뮤직비디오에서 본 것처럼, 제일 마지막에 거대한 나비 형상 앞에서 다같이 군무를 추는 장면이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뭔가 되게 강렬하다고 느꼈다. 호흡이 정말 잘 맞았던 장면이다. 장관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날라리'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27일 오후 6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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