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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시계 제로' 삼성, 당분간 '변화보다 안정' 치중할 듯

등록 2019.08.30 10: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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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변화·대규모 추가 투자 대신 위기극복·조직 안정화에 초점 예상

기존 투자 계획 유지하겠지만 업계 판 흔들 대형 M&A 결정 어려울 듯

뉴시스DB 2019.05.16

뉴시스DB 2019.05.16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대법원이 지난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또다시 '경영시계 제로'인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및 관계사들은 당분간 큰 틀의 혁신적인 변화나 추가 투자보다는 대내외 위기 극복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는 경영 기류가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에 따른 주력 반도체 부문의 소재 수급 문제에 총수 리더십 위기가 더욱 가중된 겹악재 상황에서 조직이 흔들릴 경우 자칫 미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일년 넘게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웠던 와중에도 지난 3년간 세대교체 인사와 5G, 인공지능(AI), 차량용 전장사업 등 미래 사업 중심의 조직개편을 이미 완성했다는 평가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또 투자와 관련,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대규모 투자, 채용 계획 등을 담은 '반도체 2030 비전'을 위해 매진해 나가겠지만 업계의 판을 뒤흔들 초대형 인수합병(M&A)은 여전히 계획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전자 스타트업 기술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는 계속 이어졌지만, 2016년 이후 대형 M&A는 전무하다.
 
삼성전자는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했지만, 2016년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Harman)'을 인수한 이후 눈에 띄는 사례는 없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최종결정권 행사가 어려웠던 탓이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 중반 M&A가 가장 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이 최고결정권자가 된 2014년부터 구속 직전까지 2년간 30여건에 달하는 M&A를 단행했다. 매각을 제외한 주요 인수 건수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2건에 이른다.

스마트싱스, 루프페이, 예스코일렉트로닉스, 조이언트, 애드기어, 비브랩스 등 기존사업과 시너지, 신성장동력 차원의 지분투자가 잇따랐다. 사업 분야도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 모바일 결제 솔루션,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서비스, 프리미엄 가전,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으로 다양했다.

메가 딜(mega deal)도 나왔다. 2016년 11월 음향·전장기업 하만을 품은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원),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이에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해 럭셔리 가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5G, 전장,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산업에 25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M&A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지만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글로벌 M&A나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 무역갈등에 한일간 감정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총수 리더십마저 위기상황에 놓인만큼 당분간은 큰 틀의 변화 시도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에 무게를 둘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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