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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 인터뷰]오정해 "웃음이 없으면 그 공연은 의미가 없다"

등록 2019.09.01 11:19:07수정 2019.09.01 1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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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국악 있는 곳에 그녀 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오정해(48)가 국악무대를 이끌고 있다. 영화 '하늘과 바다'(2009) 이후 10년, 공연과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자리잡았다. 대학에서 연희연기도 가르친다.

"일이 곧 노는 것"이라는 오정해는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의미가 있다. 돈만 벌러 간다고 생각하면 노동자일 뿐이겠지만, 재미가 있고 의미까지 있는 좋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주 동안 육체는 힘들지 몰라도 정신 만은 맑아져서 정말 행복하다. 일하면서 배운 점을 강의할 때 알려준다. 자기 삶에 만족하면 된다. 100원이라도, 100원이 있어서 좋았다면 그 순간 그 사람은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남의 것에 욕심내고 호기심을 가지면 불행하지만, 자기 모습에 만족하고 항상 행복한 한 주를 지내고 있다"며 범사에 감사한 마음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초등학교 때 만정(晩汀) 김소희(1917~1995) 명창의 제자로 판소리를 시작해 중학교 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최연소 장원을 차지한 오정해는 1992년 미스춘향선발대회에서 진으로 뽑혔다.

오정해는 김소희 문하에서 먹은 눈칫밥으로 MC의 자질을 키웠다. "김소희 선생님 집에서 먹고 자고 했다. 그때 나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이 생기게 한 눈칫밥을 먹었다"고 떠올렸다. "남의 부모 밑에서는 내 목소리를 내기보다 남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시간이 나의 99%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영화보다는 공연과 방송이 오정해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임권택(83) 감독의 영화 '서편제'(1992)에 소리꾼 '송화'로 출연, 데뷔 즉시 스타덤에 오른 오정해는 이후 '태백산맥'(1994), '축제' (1996), '천년학'(2007) 등 주로 한국적 소재를 다룬 영화에 출연했다. '심청이의 한'(1995), '뮤지컬 신 춘향가'(1996), 뮤지컬 '쇼코메디'(1997), 창극 '광대가'(1998), MBC 신파극 '며느리 설움'(1999)과 '아버님 전상서'(1999), MBC 마당놀이 '암행어사 졸도야!'(2001), 악극 '아씨'(2003~2005)', MBC 마당놀이 '학생부군신위'(2008), 뮤지컬 '진짜진짜좋아해'(2009), 뮤지컬 '친정엄마'(2010) 등에서 활약했다. SBS '정겨운 우리가락'(2000), MBC '퓨전 콘서트 가락'(2001) 등도 진행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연기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영화감독들의 제안을 계속 고사하고 있다"면서 "제의받은 역에 나보다 더 걸맞은 사람이 있으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자세다.

그렇다고 영화배우 은퇴는 아니다.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제일 존경하는 우리 엄마 같은 엄마를 비춰주는 작품이라면 영화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뮤지컬도 좋아하는데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뮤지컬, 연극 '여보 고마워'(2009) 같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에 다시 출연하고 싶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와도 아무 것에도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이유 없이 나가는 것은 싫다. 24시간 밀착해서 나를 촬영하면 노래하는 내가 아닌 모습도 있을 텐데, 그러면 내 노래의 힘이 뚝 떨어진다. 무대에 섰을 때 공연자의 모습이 아닌 집에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결국은 무대와 MC다. "선천적으로 자유분방하고 만담, 농담, 장난이 좋다"며 "웃음이 없으면 그 공연은 의미가 없다. 좋은 연설도 관객들 머리에 억지로 넣으려 하면 그것은 망한 연설이다. 진행도 마찬가지다. 그 공연 현장 분위기에 맞게 관객들을 웃음으로 유화시킨 다음, 작품을 소개해야 메시지가 전달된다. 웃음이 있는 공연장을 만드는 입담이 필요하다. 도를 넘지 않는 진행자의  웃음 코드로 시작해야 공연이 성공한다"는 믿음이다.

오정해는 국가무형문화재, 즉 인간문화재 공연인 '굿보러 가자', 정읍에서 화요일마다 열리는 토크콘서트 '농담', 부평에서 열리는 '오정해와 함께하는 키즈국악콘서트', 국악방송 라디오 '오정해가 전하는 엄마의 국악 달강달강', 목포 MBC '어영차 바다야' 등으로 1주 내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오정해는 "돈을 많이 버는 공연이나 방송 또는 정말 의미가 큰 공연이나 방송, 둘 다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돈이 되는 공연이나 방송의 진행을 할 수도 있지만, 마음은 의미 있는 공연과 방송으로 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어린이를 위한 공연도 행복하다. "아이들이 1등 관객"이라면서 "아이들은 공연에 대한 몰입도가 최고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고급 손님들을 모시고 공연한다"며 웃었다. 

'오정해가 전하는 엄마의 국악 달강달강' 공개 방송에서는 "아이들은 공연이 좋으면 진중하게 본다. 객석에서 춤추는 어른들의 공연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 아이들도 객석에서 나와서 춤추며 자기감정을 표현한다. 어수선하지 않고 놔두면 알아서 질서를 잡는다. 이 공연의 업그레드 버전이 부평에서 열리는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 더 업그레이드된 공연이 정읍의 토크 콘서트"라고 설명했다.

이 공연들에서 오정해는 사회만 보지 않는다. 공연도 한다. "무대와 객석, 관객이 연결해준 고리가 MC"라는 오정해에게 이들 공연은 "관객의 불편함을 알아가는 진행자가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특히, 2011년부터 진행 중인 목포MBC '어영차 바다야'는 오정해에게 영양제나 다름없다. "10년 가까이 진행하는 이 방송은 지방 방송국이 자체 제작하는 대단한 프로그램"이라며 "어민의 삶을 보여준다. 2주마다 촬영을 하러 가면 온종일 화장실에 갈 시간, 화장을 고칠 시간이 없을 정도로 힘들다. 하루 동안 2주 방송분을 찍는다. 물리적으로 벅차지만, 영양제가 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21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1. [email protected]


 "인력이 부족하지만 PD 4명이 달라붙어서 촬영한다. 잠도 못 자고 편집하며 힘들게 제작하지만, 잘 돼서 전국에 방송되고 있다"며 "출연료보다는 목포가 고향이어서 엄마를 보러 갈 수 있어서 좋다. 목포를 중심으로 해 바다의 삶을 알리는 진정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자랑했다.

"무대에서 판소리꾼으로 아니리(창자가 장단 없이 말로 내용을 전개해 나가는 창 이외의 부분) 형식의 말을 많이 해왔다"는 오정해는 "개인적이고 일방적인 말만 하지 않고 그때그때 관객과 출연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눈치 빠르게 알아채는 소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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