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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가 온다]스웨덴인구 1.5%는 치매환자…그래도 활력 넘쳐

등록 2019.09.0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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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치매환자 13만~15만명 추산

스웨덴 중앙정부 작년 치매대책 수립

젊을 때부터 달리기 등으로 건강관리

[초고령사회가 온다]스웨덴인구 1.5%는 치매환자…그래도 활력 넘쳐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 스웨덴 인구는 약 1000만명이고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약 200만명으로 스웨덴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스웨덴인 기대수명은 여성의 경우 84세 남성은 81세에 이르렀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스웨덴에서도 치매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스웨덴 전국에 13만~15만명이 치매환자고 2만~2만5000명이 매년 치매 진단을 받고 있다. 이는 5170만명 중 70만명으로 추산되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 스웨덴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날수록 치매환자 수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 정부는 지난해 국가 차원의 치매대책을 세웠다. 대책에는 ▲치매 확산 대응을 위한 부처간 협력 ▲치매 전문인력 양성·훈련 ▲치매환자 현황조사 착수 ▲치매환자 가족 지원 ▲지역사회 차원 치매환자 지원 ▲치매환자를 위한 최신기술 개발·활용 등이 담겼다.

스웨덴에서도 치매환자 관리는 큰 과제다. 치매환자를 위한 시설이 확충하는 것 역시 스웨덴 정책담당자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지난달 27일 스톡홀름 카운티 내 살렘 코뮨(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요양원 '새비헴멧(Säbyhemmet)'에서 한 입주자가 식사를 하고 있다. 2019.09.08. daero@newsis.com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지난달 27일 스톡홀름 카운티 내 살렘 코뮨(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요양원 '새비헴멧(Säbyhemmet)'에서 한 입주자가 식사를 하고 있다. 2019.09.08. [email protected]

스톡홀름 카운티 내 살렘 코뮨(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요양원 '새비헴멧(Säbyhemmet)'을 운영하는 말린 필헤덴(Malin Pilheden)은 "지금 추세로 볼 때 치매 분야 설비가 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며 "나이를 많이 먹어도 치매가 없으면 집에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치매 있는 사람은 시설에 들어와 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매 외에도 스웨덴 고령자는 상당한 수준의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홍희정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원에 따르면 스웨덴의 1회 진료비는100~300크로나(한화 1만2000~3만7000원)이다. 연간 상한액은 1100~1200크로나(한화 약 13만~15만원)다. 상한액을 초과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또 18세 미만 미성년자나 85세 이상 고령자(외국인 포함)에게는 의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에 비치된 공공 전동킥보드. 2019.09.08. daero@newsis.com

【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에 비치된 공공 전동킥보드. 2019.09.08. [email protected]

다만 스웨덴에서는 감기에 걸리거나 목이 아플 때 곧장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 받지 않는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집에서 요양한다.

증상이 악화돼 전문상당이 필요하면 란드스팅이 제공하는 의료상담 전화창구에 연락해 간호사와 상담한다. 간호사가 증상을 자세히 듣고 진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그 때 의사 진찰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벼운 증상이라면 자택에서 요양하거나 약국에서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을 구입해 스스로 치료한다.

이런 의료환경 때문에 스웨덴인은 젊을 때부터 스스로 건강을 관리한다.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에 비치된 공공 전동킥보드. 2019.09.08. daero@newsis.com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에 비치된 공공 전동킥보드. 2019.09.08. [email protected]

스톡홀름 시내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을 언제든 볼 수 있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누구든 호수와 바다가 접한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달릴 수 있다. 숲과 어우러진 산책로가 도심에 충분히 조성돼있다.

자전거도로가 스톡홀름 도심 곳곳을 관통하고 있으며, 공공 전동킥보드가 시내 곳곳에 설치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스웨덴인은 어렸을 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훈련을 받는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외부활동을 자주한다. 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체육과목을 통해 육체를 단련한다.

【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유명 커피전문점에 비치된 김치 관련 제품. 2019.09.08. daero@newsis.com

【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유명 커피전문점에 비치된 김치 관련 제품. 2019.09.08. [email protected]

스웨덴인들은 건강식에도 관심이 많다. 스웨덴 대형 커피전문점에는 한국음식인 김치를 재료로 한 제품이 전시돼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또 스웨덴인들은 아침식사 때 신맛이 나는 걸쭉한 우유(요거트와는 다름)를 즐겨 마신다.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대사는 "스웨덴인들은 자기 건강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들이라서 젊었을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한다"며 "평소에도 조깅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젊었을 때부터 체력을 단련하므로 노인이 돼도 노부부가 같이 산책하는 게 일상화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또 "스웨덴에서 길을 다니다보면 뒷모습으로는 30~40대 같이 보이는데 앞에서 보면 주름 많은 노인인 경우가 많다"며 "며 "스웨덴인은 운동을 통해서 근력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식 걱정이 별로 없는 점이 스웨덴 고령층의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독특한 해석도 있다.

이 대사는 "스웨덴에서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와서 손 벌리는 경우가 없다. 성인이 되면 자식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우리처럼 손 벌리고 그러지 않는다. 한국 부모들은 그런 점에서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은 (자녀문제처럼) 고연령층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들이 아직도 잠복해있지만 스웨덴은 삶의 방식 자체가 노인 복지와 삶의 질에 지장을 안 주는 형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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