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초고령사회가 온다]日개호인력 '빨간불'…정부·지자체 외국인 수급 확대

등록 2019.09.07 09: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日 정부 "2025년 개호인력 55만명 부족 우려해"

힘든데다 급여수준도 낮아…개호인력도 고령화

요코하마시, 베트남 대학교에 일본어 연수시설

日전문가 "정부, 젊은층 일할 수 있게 여러 노력"

【요코하마=뉴시스】베트남 대학교에서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어 연수 뒤 올해 8월부터 일본 요코하마(横浜)시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에서 개호업무를 맡고 있는 로(왼쪽)와 응우옌이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2019.09.07. limj@newsis.com

【요코하마=뉴시스】베트남 대학교에서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어 연수 뒤 올해 8월부터 일본 요코하마(横浜)시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에서 개호업무를 맡고 있는 로(왼쪽)와 응우옌이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2019.09.07. [email protected]

【요코하마=뉴시스】임재희 기자 = "베트남에선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1년 반 일본어를 공부했어요. 일은 재밌지만 조금 힘들기도 해요. 그래도 3년 뒤면 일본을 떠나야 하는데 전에 개호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일본에 계속 남고 싶어요."

지난달 27일 일본 요코하마시 특별 양호 노인 홈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에서 만난 응우옌(23·여)은 두 달 전 베트남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이곳에서 개호 업무를 맡고 있다.

이렇듯 현재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족한 개호인력을 외국인 유치로 해결하고 있다. 개호인력 역시 고령화 되고 있는 데다, 일이 힘든 것에 비해 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힘든 노동에 낮은 임금수준…현직은 고령화

개호인력은 크게 개호복지사와 케어매니저(개호지원 전문원), 헬퍼(방문개호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00년 개호보험제도 도입 이후 돌봄이 필요한 등급 인정자가 늘어남에 따라 개호인력도 확충됐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데다 비교적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 열악한 노동조건은 인력난으로 이어졌다.

헬퍼와 복지시설개호원 등 개호인력이 한 달에 받는 임금은 지난해 기준 평균 26만7000엔(약 300만원)으로 전체 산업 평균(40만8000엔)의 65% 수준이다.

케어매니저인 후데야(가명·52·여)는 "개호직종에 20대가 전혀 없는 건 아닌데 주로 40~60대분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다"며 "케어매니저는 국가 자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회·경제적으로 위치가 높은 편이지만 헬퍼 등 개호직원은 인기 있는 직종이 아닌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본은 외국인 개호인력 확충을 위해 2017년 관련 법을 시행해 외국인 기능 실습 제도상 직종에 개호를 추가했다. 정부는 '단카이(団塊)세대(1947~1949년생)'로 불리는 제1차 베이비붐세대가 후기 고령자인 75세에 접어드는 2025년이면 개호 노동력이 필요한 숫자보다 55만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호인력 내 고령화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헬퍼의 경우50~59세 25.2%, 40~49세 20.9% 순으로 40~50대가 주를 이뤘지만 60세 이상도 36.4%나 됐다. 높은 연령대엔 여성 비중이 높아 신체 지원까지 필요한 개호업무 특성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베트남 현지 대학에서 개호인력 찾는 요코하마시

올해 3월 기준 전체 인구 374만5377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91만1658명으로 고령화율 24.3%를 기록 중인 요코하마시도 마찬가지 고민에 빠졌다. 2025년이면 8500명가량 개호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거란 전망이다.

결국 지난해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호치민, 후에, 다낭 등 3곳 대학교에 요코하마시 전용 일본어 학교 연수시설을 마련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본어 교육은 물론 간호 현장 일본어, 개호 기술 등을 배울 수 있다. 대상은 요코하마 시내 개호시설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36명 정도다.

최근에는 중국 3개시 5개 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호인력 추가 확보에 나선 상태다.

올해 요코하마시가 이처럼 새로운 개호인력 확보를 위해 책정한 예산만 2억3700만엔(약 27억171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일본 생활을 돕기 위한 월세 지원, 생활 상담 등이 포함돼 있다. 나아가 응우웬처럼 개호복지사 자격을 취득해 일본에 정착하는 방안도 지원하고 있다. 간호 지식까지 갖춘 개호인력을 한명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마쓰모토 히토시(松本均) 요코하마시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은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개호인력으로 비자를 받아 일본 개호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들이 많이 있다"며 "개호인력이 부족한 일본 입장에선 간호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오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横浜)시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 내 개호직원 등의 업무공간. 화이트보드에는 개인실에 머물고 있는 노인의 이름과 상태 등이 기록돼 있다. 2019.09.07. limj@newsis.com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横浜)시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 내 개호직원 등의 업무공간. 화이트보드에는 개인실에 머물고 있는 노인의 이름과 상태 등이 기록돼 있다. 2019.09.07.  [email protected]

◇개호인력 확보에만 460억엔 쏟는 일본

요코하마시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처우 개선과 이직 방지, 신규 직원 채용 등 개호인력 확보를 위해 2017년 460억엔(약 5273억7620만원)을 투입했다.

일본 정부는 3년마다 개정하는 개호보험제도 향후 개선방안을 올해 발표하면서 재원 문제와 함께 인력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미하라 아이즈(三原岳)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보험연구부 연구원은 "개호분야에서 노동력이 많이 부족하다보니 외국인을 고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며 "동시에 어떻게 하면 젊은층들이 개호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지를 놓고 정부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11년째를 맞은 한국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수는 2017년 기준 34만624명이다. 5년 전인 2013년(25만2663명)보다 34.8%(8만7961명)나 늘어난 숫자다.

인력 증가에도 현장에선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현행 인력 배치기준을 운영하는 시설에서 실제 요양보호사 1명이 돌보는 어르신들은 9명에서 많게는 20명 이상이다. 몇몇 시설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요양업무 외에도 조리 업무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력배치 기준을 노인 2.5명당 1명에서 1.5명당 1명으로 변경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