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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가 온다]요코하마시 개호책임자 "한국 경로당 놀라워"

등록 2019.09.0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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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히토시 요코하마 노인건강복지부장

"아픈노인 케어 내용은 일본이 더 충실하지만"

"한국 경로당, 일본 편의점 수 만큼 있다 들어"

"일본 고령자 살롱·복지센터는 이용률이 낮아"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시 마쓰모토 히토시(오른쪽 중앙)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이 요코하마시 개호 및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19.09.07. (사진=요코하마시 제공) limj@newsis.com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시 마쓰모토 히토시(오른쪽 중앙)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이 요코하마시 개호 및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19.09.07. (사진=요코하마시 제공) [email protected]

【요코하마=뉴시스】임재희 기자 =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의 신체·가사 활동을 지원한다는 건 노인 개인 삶의 질은 물론, 그 가족의 삶까지 바꾸는 일이다.

이에 일본과 한국은 각각 이런 목표 아래 2000년 개호보험제도(이하 개호보험)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이하 장기요양보험)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뉴시스가 지난달 27일 만난 일본 요코하마시 마쓰모토 히토시(松本均)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은 중앙정부로 파견돼 개호보험 도입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개호보험 시행 뒤엔 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하려는 한국 행정기관과 꾸준히 의견을 나눴다. 그래서 한국 장기요양보험과 일본 개호보험 현황을 전반적으로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마쓰모토 부장은 "케어 내용은 일본이 한국보다 충실하다"며 "일본은 특별 양호 노인 홈 등 시설이 전부 개인실인데 한국 요양시설은 새로 지은 곳도 4명이 같이 쓴다. 일본은 이런 시설이 늘어나면서 프라이버시가 유지되고 집에 있는 것처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차이는 보험료 수준과도 연결된다. 장기요양보험은 매월 내는 건강보험료액에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곱해 납부한다. 올해 직장인 평균 보험료가 11만2365원이고 장기요양보험료율이 8.51%니까 9562원 정도다.

일본은 연금에서 자동으로 보험료를 내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기준으로 한 달에 약 5869엔(약 6만7100원)을 내고 있다.

마쓰모토 부장은 "일본은 의료보험료와 별도로 40세 때부터 개호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방식"이라며 "보험료가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서비스가 좋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고령자를 위한 복지 인프라 가운데 마쓰모토 부장이 높이 평가한 건 경로당 등 고령자가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시설들이다.

마쓰모토 부장은 "한국엔 경로당이 5만개 정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일본 편의점 수와 비슷하다"며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노인들이 월 1~2회 이용하는 일본 고령자 살롱과 달리 경로당이 주 5회 운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복지센터의 경우 일본은 하루 200명 정도밖에 이용하지 않는데 한국은 식사도 제공하니까 하루 1000~2000명이 찾는다고 들었다"며 "한국 노인복지관에선 직업 소개까지 하는데 일본은 서로 다른 조직 업무라 원스톱 서비스가 시행되지 않는다"고 부러워했다.

그가 "경로당과 노인복지센터는 한국이 일본보다 발전돼 있다"며 이 시설들을 부러워한 건 현재 요코하마시 고령자 건강복지가 고령자들의 사회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2025년 제1차 베이비붐세대(단카이세대, 1947~1949년생)는 후기 고령자에 해당하는 75세에 접어든다. 이때 요코하마시 총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서 371만명이 되는 한편, 10년 전보다 만 75세 고령자(40만→58만명), 요개호 인정자(15만→21만명), 치매 고령자(14만→20만명) 등이 1.4배 가량 증가한다.

마쓰모토 부장은 "2025년이 되면 요코하마시엔 혼자 살거나 부부 노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노인이 노인을, 치매환자가 치매환자를 간병하는 상황을 맞는다"며 "병원을 퇴원하고도 가정에 돌아가지 못하고 갈곳 없는 노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문제점들이 197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런 대규모 단지에는 1만명 안팎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에 요코하마시는 고령자가 개호보험상 요개호 인정을 받지 않도록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코하마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이 아사히(旭)구 와카바다이(若葉台)의 한 아파트 단지다. 1만5000명 정도가 모여사는 이 지역은 아파트 단지 등 노인 거처를 중심으로 간병이 필요할 경우 집에서 개호복지사, 홈헬퍼 등의 도움을 받고 치료를 위한 단골의사 유상 진료소, 지역 연계 병원, 치과, 약국 등과도 연계를 하고 있다.

마쓰모토 부장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노인클럽이나 자치회, 봉사, 비영리법인(NPO) 활동 등 자치활동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라며 "단지 주민 절반가량이 고령자인데도 건강한 비율은 높아 다른 일본 지자체는 물론 싱가포르나 몽골에서도 견학을 다녀갔다"고 소개했다.

실제 와카바다이 단지는 일본 전체 평균(28.3%)의 두 배에 가까운 49.4%란 높은 고령화율에도 요개호 인정률은 12.9%에 그쳐 전국 평균(18.3%)보다 5.4%포인트 낮았다.

일본 개호보험은 우리나라 시·군·구 단위인 시·정·촌에서 저마다 지역 내 개호보험 예산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정도 자치분권이 이뤄진 셈인데 최근 들어 재정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에서 시·정·촌에 개호 예방을 통한 재정 소요 감축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쓰모토 부장은 "노인 두분이 사는데 치매에 걸리면 집에 살아선 생활하기 곤란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중학교를 설치하듯 고령자 인구 3000~6000명당 하나씩 특별 양호 노인 홈이나 치매환자가 이용하는 시설 등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한국의 경로당이나 노인복지센터"라고 말했다.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横浜)시 마쓰모토 히토시(松本均)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 2019.09.07. (사진=요코하마시 제공) photo@newsis.com

【요코하마=뉴시스】일본 요코하마(横浜)시 마쓰모토 히토시(松本均)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 2019.09.07. (사진=요코하마시 제공)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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